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마이클 코넬리 엮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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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장르소설류 그중에서도 미스터리스릴러소설을 탐독하게 된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어린시절 홈즈걸작선을 접한 후 학교란 곳에 들어가면서 교과서 위주의 독서를 즐겨했기에(?) 그동안 딱히 대중소설을 가까이 하지는 않았구요.. 대학시절에도 인간관계의 융통적 사교성을 배우기 위해 주야로 "주"식과 함께 했던 상황인지라 국가에 이 한목숨 바칠 각오로 영장을 받고 부름에 응한 후에 삽질과 미싱하우스의 전문적 노동시스템을 통달한 후에 찾아온 허함을 약간의 독서로 보상받고자 했던 시기에 새로운 장르소설의 즐거움을 찾아보게 되었던거지요.. 군대에도 도서관이 있습니다.. 정훈과에 비치되어 있었는데 수많은 반공홍보용 책자들 사이에 우연히 발견한 작품이 "에드가 알랜 포의 단편선"이었는데 그땐 이 할아버지가 누군지 정확하게 인지를 못했죠.. 바로 이 책 옆에 멋진 표지와 이미지로 절 유혹한 작품이 "레드 드래건"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모르시는 분을 검색해보시구요.. 그래서 두 권을 들고 먼저 포의 단편선을 읽으려 들었는데 어렵더군요.. 뭐랄까요, 포 할아버지의 작품은 무척이나 관념적으로 느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군대에서는 뭔가 직접적인 감성의 타격을 받는것을 조아라했지 싶기도 합니다만.. 살짝 덮고 레드 드래건을 펼쳐보니 시작부터 환상적이더군요.. 어느덧 포 할배는 그렇게 잊혀져 버린거지요..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고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뒤늦게 또다시 미스터리스릴러소설을 탐독한지 이제 갓 4년 정도 되는 동안 우리의 "뽀" 할아버지는 인지만 하고 유명하다는 소문만 듣고 살째기 소장만 하고 여전히 읽어보지 않고서 여태껏 지내왔던거지요.. 장르소설을 좋아라하고 열심히 읽는다고 하면서 말이죠.. 공포와 환상과 추리와 스릴러와 서스펜스와 모든 장르적 암울하고 몽상적 감성에 중심이 되고 시발점이 되는 에드가 알랜 포라는 분의 작품을 단 한 편도 읽어보질 못했다는 겁니다.. 워낙 유명하니 안 읽어봐도 읽은 듯 싶었던걸까요, 영화속에서 어셔가의 암울하고 음침한 저택의 공포스러운 이미지와 검은 고양이가 공구리 보로꾸 속에서 숨진 여인의 머리위에서 가로로 째진 눈동자를 부라리며 냐아옹거리는 이미지가 마치 "난 에드가 알랜 포의 작품을 아주 잘 알고 있어"라는 최면으로 변해버린걸까요,

 

    그렇습니다.. 전 여태껏 에드가 알렌 포 할아버지작가님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워낙 유명하시고 이백년도 넘은 과거에 태어나셔서 암울하고 힘겹게 그 시대를 짧게 사시다 미스터리하게 돌아가신 이 머리가 대빵 크신 천재문학작가님의 작품을 이제야 비로서 읽어본 것입니다.. 쉽게 말해 에드가 알렌 포의 단편 컬렉션을 이제서야 제대로 펼쳐본거지요.. 뭐 이것만 딸랑 수록되었다면 더 저만치 던져놓았을수도 있을겁니다.. 기 소장중인 우울과 몽상의 먼지두께가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는거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마이클 코넬리를 비롯해서 유명한 에드가상 수상자 분들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신 영미미스터리스릴러 작가님들이 많이 참여해주셨더군요.. 장르소설을 많이 읽어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명한 작가님들이시라 만족하시리라 생각하구요..

 

    총 16편의 에드가 알렌 포의 대표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유명한 작품은 거의 대부분 들어 있다는 이야기지요.. 거기다가 유명한 현시대의 영미작가님의 에세이가 20명에 마이클 코넬리까지 들어있는거죠.. 역시 좋습니다.. 일단은 "뽀"할아버지의 단편들부터 이야기해보죠.. 각각의 작품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안그래도 길게 주절거리니 하나하나 읊다보면 한도 끝도 없을 듯 하니까 말이죠.. 모든 단편을 읽고나서 든 하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내가 읽은 이 세상 모든 단편들 중에서 가장 재미나고 감각적이고 우울한 작품이다"라고 말이죠.. 엄청나게 천재적 감성과 소설적 즐거움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체 읽었다면 이런 즐거움을 가지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동안 나름 장르소설의 즐거움을 나름 즐겨왔던터라 드디어 포의 단편의 맛을 즐기게 되었는지도 모르지요.. 너무 즐겁더군요.. 수많은 환상적 공포와 상황적 서스펜스가 난무하고 잔인하면서 괴이한 묘사와 모든 작품들의 회고적이고 일인칭시점의 방법들이 공감적 감성을 이끌어내는 즐거움을 보여주어서 무척이나 읽는 재미가 많았구요, 무엇보다 150년이 넘은 세월이지만 현재의 이 작품들은 여전히 단어라는 형식속에서 불멸의 숨소리를 내뱉고 있는 듯 했습니다..

 

    원어적 어려움을 많이 이야기들 하시더라구요.. 상당히 난해한 관념적 언어로 표현한 묘사들과 의미들을 번역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라는 이야기는 진작에 들은바가 있지만 뭐 그런건 번역가의 어려움이겠고 전 무척이나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모든 단어와 언어적 조합은 천재작가 "포"가 분명 그 의도를 표현한 바가 있었겠지만 저까지 그런 전문적 영역에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이 작품속에서 보여지는 소설적 서사의 재미는 충분히 독자의 가독성을 끌어들이는데 한 몫을 했다고 싶습니다.. 너무 대중적이니, "포"의 문장답지가 않니라는 뭐 그런 이야기는 저하고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이 작품속에 수록된 모든 단편들이 포의 자화상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사적 운율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허구와 환상과 공포와 음울과 암울과 우울로 표현한 그런 감각적 느낌들 있지 않습니까, 모든 작품이 쉽게 쓰여진 듯 보이지만 철저한 계산과 의도에 의해 작성되어진 듯한 그런 느낌 역시 천재적 감성의 무한한 팽창을 맛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전 천재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모르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지닌 감성적 한계를 극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천재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에드가 알렌 포의 작품은 그런 감성의 극한을 일반독자들의 공감속에서 이끌어내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머리가 크신 이유가 있었군요...

 

    근데 아까 말씀드린대로 포의 작품만 수록되었다면 중간에 조금 지칠수도 있었는데 마침 이 작품을 편집하고 엮은 이가 바로 마이클 코넬리라는 제가 대단히 사랑하는 작가님이시라 오히려 이쪽으로 눈이 더 가더군요 "처음엔(!)".. 중간중간 현시대의 작가님들의 필력을 알려주는 코멘트의 유머스러움도 상당한 볼거리구요.. "뽀" 할배에 대한 경험을 에세이로 보여주시는 이야기들도 상당히 공감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대단한 작가님들도 "뽀"라는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딱히 저와 다르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말이죠.. 물론 그 뒤에 알게된 영향의 댓가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모든 장르작가에게 영향을 주고 그들의 삶속에서 현재까지 공존하고 숨쉬는 작가는 에드가 알렌 포 이외에는 아무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르그가의 살인"에서 등장한 뒤팽이 훗날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탄생시키고 "어셔가의 몰락"과 "검은 고양이"의 감각적 공포가 스티븐 킹의 대중적 즐거움을 알게해주고 "황금벌레"속의 암호의 전문적 해독의 천재적 해석 수많은 단편들의 스릴러적 감성과 장르적 즐거움이 모든 대중과 후대작가들의 감성에 자극적 행복함을 전달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돌아가신 "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실까요, 아마도 분명히 작품을 집필할 당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영향력을 충분히 감안하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구보다 문학적 자신감이 대단한 분이셨을테니까요, 하지만 힘든 삶과 어리석은 죽음이었던 생이어서 조금은 안타까울 뿐이죠.. 아마도 신께서 자신의 불쌍한 영혼을 돌보아서 후대의 이토록 영광스러운 추대를 받기를 미리 아셨는지도 모를일이지요.. 아님 말고,

 

    아이고, 정리합시다.. 일단은 소장용으로 이것만한 작품이 없을 듯 합니다.. 무척이나 뽀대나는 양장과 이미지와 제본이지 않나 싶구요.. 읽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느끼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단순한 포의 단편을 선집한 성의없는 작품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구요.. 현대의 최고 영미미스터리스릴러작가님들도 함께해욤~하시면서 애정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전 장르소설을 편독하는 독자이니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대중장르소설을 읽는다는 이유로 격이 낮다고 보는 사람들에게 "에드가 알렌 포"는 나의 격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무엇보다 보들레르라는 당대 최고의 시인과 수많은 19세기 중반의 작가들뿐만 아니라 후대의 수없이 많은 작가들이 에드가 알렌 포를 찬양하고 칭송한 부분이 뭔지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는거니까요.. 그러니 당당하게 너거들이 "뽀" 맛을 알아?!~ 라고 해줍시다.. "뽀"도 제대로 모르는 것들이 말이야.. 주글라고!..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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