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셀러 - 소설 쓰는 여자와 소설 읽는 남자의 반짝이는 사랑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3
아리카와 히로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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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씨가 된다는 이야기가 정말이군요.. 며칠전에 독후감의 첫머리에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블라블라했는데 말이죠.. 바로 도둑질을 당해버렸네요.. 이어지는 작품으로 "스토리셀러"라는 아리카와 히로라는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있다가 뒷부분 조금 남겨두고 사무실에서 마저 읽어야겠다라고 들고 나와서 잠시 깜빡(늘 이것이 문제긴 합니다만)한 물건이 있어 우편함에 꽂아둔 책이 사라져버렸군요.. 짜증나네요.. 그래도 작품의 마무리적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반적인 이해도는 가능하기에 이렇게 독후감을 적고는 있지만 좀 찝찝합니다.. 이거슨 분명 내부의 소행임이 틀림없는데 말이죠.. 조금은 편안하고 화사한 표지가 훔쳐간 인간한테는 뭔가 끌리는게 있었나봅니다.. 남자인간인지, 여자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짜덩가 가져간김에 재미지게 보고 꼭 온라인 서점등에 니가 사 본 것처럼 뻔뻔하게 재미지다고 올려, 아마 재미는 있을꺼여.. 상당히 통속적인 대중로맨스소설잉께로..

 

    그래서 사진은 없습니다.. 그냥 온라인서점에 나온거 사용하거따능.. 국내표지와 원서표지네요.. 국내 표지는 생각보다 따사롭고 편안한 느낌입니다.. 뭐 일본표지도 깔끔하니 좋긴하네요.. 그나저나 작품 읽다가 아리카와 히로가 누군지 제대로 파악을 못했는데 말이죠.. 꿍시렁거리며 인터넷으로 작가를 찾아보니 어라, "백수 알바 내집 장만기"라는 작품을 쓴 작가군요.. 뭐랄까요, 꼭 현재 청년실업 100만 시대에 꼭 필요한 백수 탈출 공익소설같은 느낌이었는데 말이죠.. 상당히 공감적인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외에도 제법 많은 작품들이 국내에서 출간되었군요.. 그중에서 전 제일 재미지다는 "백수 알바 내집 장만기"와 "스토리셀러"를 읽은 듯 합니다.. 더 재미있는게 뭔지 안읽어봐서 난 모르지.. 그냥 이게 최고라고 쳐.. 싫음 말고

 

    이번 작품인 "스토리셀러"는 로맨스소설입니다..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함께하는 이야기지요.. 여기에 남자든 여자든 하나가 더 붙으면 불륜이나 파격이나 삼각같은 단어가 나열이 되겠지만 아주 깔끔한 로맨스 소설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리카와 작가는 모범적인 작가님이신 듯 보입니다.. 참 착하게 작품을 집필하시는 느낌이라능, 제일 재미지다는 작품 꼴랑 두 편 읽어봤지만.. 많은 분들이 같은 직장 동료분들과 맺어지는 경우가 많죠.. 자주 마주치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보면 정이 들게 마련입니다.. 또는 보여지는 부분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들이 한순간 눈에 들어오기도 하구요.. 예를 들어서 제 친구는 업무시간에 늘 쌀쌀맞게 대하던 여직원이 회식자리에서 술을 권하기에 한잔, 두잔.. 마시다보니 어느순간 서로 마이크 하나를 부여잡고 니가 아침에 눈을 떠 처음 생각나는 사람이 ~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더군요.. 뭐 그런 사랑이야기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사랑의 모티브가 있습니다.. 바로 소설이죠.. 이들은 소설로 묶이는 사랑입니다.. 그남자는 쓰지를 못하는 읽는 남자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늘 쓰는 사람이죠.. 그런 그녀의 작품은 숨겨져 있습니다만 어느순간 그남자에 의해 읽혀집니다.. 그리고 그녀의 소설은 그남자를 위한 소설이 되는거죠.. 그렇게 그들은 맺어지고 결혼을 하고 사랑을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은 유일한 독자인 그남자에 의해 만인의 독자들을 위한 쓰는 여자가 됩니다.. 그러던 그녀에게 아픔이 다가오죠.. 치사성뇌열화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린겁니다.. 머리를 쓰고 생각을 많이할수록 수명이 줄어드는 병이라는군요.. 뭐 이런 병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더이상 소설을 쓸 수 없게 된 그녀에게 앞날은 어떻게 변해갈까요. 그렇게 첫 이야기가 끝이나면 이 이야기의 대조적인 부분의 시점으로 또다른 이야기인 SIDE B가 펼쳐집니다.. A에서 벌어진 일들과는 같은 느낌의 반대적 개념의 이야기가 벌어지는거죠.. 일종의 소설적 이야기속의 액자구성같은 방식입니다.. SIDE A가 읽는 남자인 그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반면 SIDE B는 쓰는 여자인 그녀의 입장에서 그남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네요.. 같으면서도 다른 대차대조적인 교차점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말씀드린대로 이야기는 두개의 줄기가 있습니다.. 줄기라기보다는 두편의 연작으로 보시는게 더 좋을 듯 싶네요.. 그의 이야기와 그녀의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그들은 소설이라는 매개로 이어지는 로맨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이야기속에 약간은 독창적 매개를 덧씌운 느낌이라고 할까요, 상당히 작위적이고 신파적 느낌으로 흐르지만 너무 삼류스럽지 않은 느낌이 드는게 바로 이 소설적 개념의 진행방식때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가 본연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보면 작가가 무척이나 대중적인 느낌이 드는 작가님이시니 읽는 독자들에게 단순히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다라는 일종의 대중소설가의 합리화적 관념이 내포되었나 싶기도 하고, 아님 말고.. 여하튼 나만의 작품을 나만을 위해주는 나만의 독자에게 보여진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도 없고 그러기에 이들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인데  금새 읽히더군요.. 읽는 재미는 말그대로 작가가 보장해줍니다.. 전 저녁에 폭염으로 힘들게 고생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심에도 송구스럽지만 팬티만 걸친체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배에는 얇은 요를 걸친체 벽에 기대 편안함에 취해 순식간에 읽어버렸으니 재미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뭐 로맨스소설을 폄하하는건 아니구요.. 사실 남는건 없습니다.. 뭐 추리미스터리소설도 남는게 없는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특히나 읽으면서 앞장의 느낌이 사라지는건 새삼스럽군요.. 상당히 통속적이고 작위적인 느낌이 지배적인 대중소설이라는 생각으로 읽는 순간만 즐겁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한점이 조금 안타깝고 짜증스럽긴하지만 딱히 미친듯이 나머지를 찾아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안드는거도 이 소설의 독후감의 일부이기에 이렇게 그냥 적습니다.. 아리카와 히로라는 작가는 그냥 대중적이네요.. 딱히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는 수준의 그런 대중적 재미말이죠.. 막 불쾌지수가 오르거나 정신사나운 하루를 보낼때 아무생각없이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새삼스러운 사랑의 감정을 조금 느껴보시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참 즐거운 독서일꺼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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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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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누가 이야기했습니까, 사촌 누나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상야릇한 제목의 책 한권을 쎄벼서 몰래 가져온 후 누나한테 걸려 얻어터진지도 어언 20년이 넘었네요.. 그때 제목이 무척이나 있어보이더라는 이유하나로 도둑질을 했다는거죠.. "상실의 시대"였습니다.. 원제는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줘있죠.. 하루키 슨상은 꽤나 비틀즈를 좋아하시나 본데.. 그 시절 전 비틀즈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신디 로퍼나 마돈나같은 가수들이나 런던보이즈. 모던 토킹, 아하, 그린조이같은 롤라장 인기카수들만 잘 알때죠... 뭐 그렇다고 비틀즈라는 그룹 자체를 몰랐다는건 아니구요. 음악시간에 예스터데이를 들은 후에 뭐 이런 단순한 노래가 다 있어라면서 외면하는 정도였죠...하지만 지금까지 아이들 자장가로 불리우는 예스터데이이기는 합니다.. 할렘 디자이어를 자장가로 부를 순 없으니 말이죠... 자꾸 말이 새는군요..  하여튼 그때 쎄빈 책 한 권으로 이후 제가 사야될 책이 있다면 하루키 슨상의 작품외에는 없었다는거구요.. 도둑질을 당한 누님의 폭력적 언사와 함께 하루키 슨상의 국내 인지도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바 초큼 있어보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루키 쎈세이의 작품 하나는 들고 댕겨야 여자들이 꼬인다는 사실 정도는 충분히 인지를 했다는거지요.. 갈수록 실밥 터져버린 테세우스의 미궁같군요.. 돌이키기 힘들어 보여... 

 

    뭐 얼매나 대단한 하루키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나 그시절이나 무라카미 하루키 정도는 읽어줘야 좀 지식적 토대가 바탕에 깔린 뽀대적 모습의 대학생으로 보였다는겁니다.. 20년 전 시절에도 버스에서 심심찮게 하루키성님의 작품들을 펴 든 여자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더랬죠.. 사실 그시절 전 책을 가까이만 했지 많이 읽지는 않았습니다.. 몇달을 댄스댄스댄스를 들고 다닌 적도 있습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댄스교습소 교본 정도로 파악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먼 내용인지 전혀 기억 안납니다.. 제대로 읽었는지도 확인되지 않구요.. 하지만 제가 결혼하는 시점까지는 분명 책장에 꽃혀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제 눈빛을 먹고 자라야할 책이 골방의 뿌연 먼지만 배터지게 먹다가 어느샌가 사라져버려 원한의 복수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인거지요.. 그렇게 꾸준히 책을 사면 하루키슨상의 책이었습니다.. 참 분권도 분권도 몇권씩 나눠서 내던 시절이었습니다.. 태엽감는 새는 무려 4권에 걸쳐 제가 삼년(?) 정도에 마스터를 한 기억이 납니다.. 화요일의 여자들이란 단편도 떠오르네요.. 그 책을 들고 버스를 타고 갈때 한 아가씨가 무척 반가워하며 저한테 아는척했던 기억이 납니다.. 뜬금없어 황당했었죠.. 물론 조금 이뿌셨더라면 싱긋이 웃으며 경청을 했을텐데, 연상에다 덩치가 저보다 커보이셔서 그냥 예~하고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했던 기억이 납니다.. 뒤늦게 좀 미안시럽네 

 

    솔직히 하루키 슨상의 소설은 단순하지가 못하죠.. 근데 우낀게 읽다보면 뭔가 공감가는 그런 문장들이 무척이나 많다는거죠.. 전반적인 내용들은 조금 산과 들과 별나라로 가는 경향도 없지 않으나 그 중간중간 보여주는 문장들의 공감적 즐거움의 향연은 일종의 중독과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켜준다는거죠... 물론 어느순간인가부터 하루키의 작품을 안읽게 되었지만 (사실 엄청나게 많이 팔린 1Q84도 아직 안읽었다) 그 소설적 느낌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바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하루키슨상이 끄적거린 잡문집이라는 작품을 읽었죠.. 여즉 장편이나 단편소설속에서 만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느낌을 일반적 잡문속에서 만나니 무척이나 생경스러우면서도 이웃집 아저씨같은 느낌이 많았더랬죠.. 근데 소설에 적응된 저의 입장에서는 두번 씩이나 하루키의 에세이류를 접하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그냥 조만간 1Q84나 함 봐줘야겠다라는 정도였는데 말이죠..  

 

 

 

    토마토(는 과일로 분류될까)나 가지맛같은 작품 제목의 하루키 슨상님의 에세이집입니다.. 일본 유명잡지에 기고한 에세이들을 모은 작품집인거지요.. 한때 국내 중고헌책방에도 이 기고잡지가 제법 많이 들어와있었더랬습니다..20대 위주의 여성전용잡지였던걸로.. 꼭 하루키 슨상님이 20대를 목표로 에세이를 기고한건 아닌것 같구요.. 전반적인 삶의 일반적인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냥저냥 지나가다 생활하다 느낀점들을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내는 그런 에세이집이네요.. 제목은 에세이중 챕터 제목에서 두개를 뽑아서 만들었군요.. "채소의 기분"에 대한 에세이와 "바다표범의 키스"에 대한 비릿한 바다적 입맛에 대한 에세이의 제목입니다.. 총 40편 가까이의 에세이가 담겨있습니다.. 보통은 두장을 안넘기죠.. 글자수로도 제 독후감보다 짧지 싶네요.. 하지만 각각의 에세이에서 다룬 일상사의 느낌들이 참 좋네요... 괜히 하루키아저씨가 우리동네 이웃집 아저씨같습니다.. 그렇다고 하루키아저씨가 실랏같은 무술을 사용하시는 전당포를 하시는건 아니시구요... 재미없나,

 

    재미있습니다.. 그냥 편안한 하루키아저씨의 사생팬같은 느낌의 하루키의 모습을 드려다보는 느낌입니다.. 대단하지도 않은 우리동네 아저씨의 모습과 담백한 필체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에세이라서 즐겁네요.. 읽으면서 너무 편안해진 느낌입니다.. 대단한 작가님이시긴 하지만 참 문장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세계 최고의 작가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반적이고 공감적이지만 무척이나 창의적이고 상상적인 삶의 모습을 너무나도 평범하게 끄집어내는 듯한 그런 감성이죠.. 분명 일반적인 듯 한데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감성과 관찰들이 편안하게 묻어나는 그런 에세이들인거지요.. 이렇게 에세이를 집필하는 것은 작가가 살아온 동안에 자신의 삶에 묻어난 경험과 지식과 삶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겠죠.. 그의 음악과 작품과 여행과 요리와 인생이 말그대로 이웃집 아저씨의 즐거운 상상적 넋두리처럼 저녁시간 동네 평상에서 히야시 이빠이(지송)된 맥주(당근 캔맥입니다) 한잔 걸치면서 오징어 씹어가며 듣는 그런 행복감마저 드는거죠.. 저는 에세이를 그렇게 많이 접하고 즐기진 않지만 이런 경우에는 무척이나 더운여름에 편안한 즐거움을 주더군요.. 다 읽고나니 하루키아저씨랑 전 일촌사이정도 되는 친근감이 듭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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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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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2학년때를 떠올려봅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나이때에 사춘기를 겪은 듯 싶어요.. 마침 처음으로 동네 친구에게 마음을 주기도 했던 것 같구요.. 생각해보니 엄청나게 오래전이군요.. 아,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장점중의 하나가 몇십년동안 잊혀져있는 그런 과거의 기억들이 기분좋은 느낌으로 머리속 깊은 곳에서 삐져나오는 즐거움이 있다는거지요.. 다만 그게 명확하지가 않은게 좀 흠이긴 하지만.. 그친구의 모습은 거의 생각나지 않는군요, 하지만 이름과 집과 형제들도 생각나고 그녀와 했던 이야기들도 생각이 납니다.. 학교도 여중, 남중이라 등.하교를 같이 했었죠..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우리들은 참 부끄러워했었던 것 같아요.. 같이 다니지만 옆에 붙어가지는 않았던 것 같구요.. 오고 가는동안 거의 말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띄엄띄엄 던지고 받던 말들중에서 그친구가 했던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이겁니다.. "난 표현을 잘 못해. 학교에서도 늘 혼자라는 느낌이야, 너한테도 마찬가지고...." 그때 제가 어떻게 답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전혀 떠오르질 않아요.. 제 성격상 아마도 니가 먼저 친구들에게 다가가서 친하게 지내봐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했지 않았을까 싶은데... 중요한건 "너한테도 마찬가지"라는 말의 의미를 그때는 몰랐다는거죠... 아니 알았지만 그걸 표현할 방법을 저 역시 몰랐던 것 같아요... 그녀가 내마음속에 있었지만 그걸 알려줄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그녀만큼 저 역시 표현을 잘 못했던게 아닌가 싶네요... 그렇게 어느순간 조금씩 멀어져버린 그녀는 중3때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그 후로는 단 한번도 만나질 못했지만 이렇게 지금 떠오르네요..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미치오 슈스케라는 작가는 참 느낌이 쌉사름합니다.. 독자들이 감성을 잘 건드리는 작가중 한분이심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입니다.. 이 작품 "물의 관"도 그런 독자들의 과거나 추억의 일부를 끄집어내어주는 그런 감성적 집게가 아주 잘 만들어진 것 같네요.. 내용은 이쓰오라는 중학생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화자입니다.. 그리고 아쓰코라는 또래의 여자아이가 있죠.. 이야기의 중심은 이 아이들의 모습이지만 그 속에 또다른 중심인물이 바로 이쓰오의 할머니입니다..  이렇게 세사람의 이야기가 전체의 축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이쓰오의 집에서 운영하는 가와네야라는 유황온천이 있는 지역의 여관입니다.. 이쓰오가 바라본 그 시절의 모습을 다루고 있죠.. 이쓰오가 바라본 할머니와 아쓰코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먼저 아쓰코는 이쓰오가 그동안 몰랐던 학교내 이지메를 당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때 전학을 오면서 계속 또래의 여자아이들에게 이지메를 당하고 있죠.. 초등학교 졸업때 타임캡슐에 아쓰코는 그런 행위를 하는 아이들에 대해서 20년후에 끄집어내어볼때 모두가 볼 수 있게 다 적어놓습니다.. 이쓰오는 20년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평범하게 적었죠.. 그리고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는 진행이 됩니다..

 

    아쓰코의 삶은 어둠이고 암흑입니다.. 살아갈 이유가 없어보이죠.. 이쓰오는 문화제때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파트너로 아쓰코와 함께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아쓰코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죠..이쓰오는 이제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는 동생이 조금 부끄럽습니다.. 할머니는 여관의 경영을 엄마에게 넘겨주고 이쓰오와 닷짱만을 돌봅니다.. 이들의 동네의 너머에는 댐이 있습니다.. 할머니의 고향이 이 댐의 수몰지역입니다.. 할머니는 예전에 아주 부자인 집에서 사회를 배우고자 가출하여 여관에서 일을 배우다가 이쓰오의 할아버지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그냥저냥 이들의 생활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아쓰코는 이쓰오에게 부탁을 합니다.. 자신이 타임캡슐에 묻어놓은 내용을 바꾸고 싶다는거지요.. 이쓰오는 그제서야 아쓰코의 아픔을 알게됩니다.. 바꾸고자 하는 내용은 아쓰코에게 이지메의 모습으로 기억된 자신의 과거를 수정하고 싶은거죠.. 20년후에 아이들이 그들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부끄러워하기를 원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세월동안 아쓰코는 이지메를 당하는 아이로 남아있는게 싫었던 겁니다.. 그렇게 자신의 과거를 바꾸고 싶은 아쓰코는 이쓰오에게 약간의 거짓을 포함하여 캡슐을 파내어 내용을 바꾸자고 요구하고 이쓰오는 들어줍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아쓰코의 아픔을 잊기 위해 자실을 택한 마음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끝이나면 아쓰코는 자살을 택할 것입니다..

 

     소설의 내용은 이쓰오가 이끌어나가는 이야기를 아쓰코가 댐에서 자살한 시점을 중심으로 앞과 뒤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왜 아쓰코가 자살을 하게 되었는지를 과거에서 하나하나 그들의 시간속에서 되묻고 있는거지요..  나의 삶, 너의 삶, 우리의 삶에서 과연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지, 아님 잊지못하고 집착하고 얽매이고 스스로를 속인 거짓이 진실이 되어버린 현실이 어떤것인지 보여줍니다... 이쓰오가 바라본 그들의 모습들입니다.. 할머니의 모습과 아쓰코의 모습과 무엇보다 이쓰오 자신의 모습들인거죠.. 우리네 인생의 그시절에 겪었을법한 삶들이 자연스럽게 묻어납니다.. 굳이 일본이라는 나라를 따지고 볼 필요는 없지싶네요.. 이쓰오는 다름아닌 저의 모습과 진배없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참 아름답고 이쁜 아이입니다.. 저의 아들이 이쓰오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읽는내내 하게 되더군요... 왜, 이쓰오가 저같았거덩요..

 

    이 작품은 미스터리소설이 아닙니다.. 말그대로 성장소설이죠.. 미치오 슈스케가 보여주는 공감적 성장소설입니다.. 많은 성장소설들이 독자들의 감성과 공감을 이끌어내기는 합니다만 슈스케만의 쌉사름하고 그시절의 아픔을 짭쪼름하게 만들어주는 작가들도 드물지 않을까 싶긴합니다.. (뭐 전 슈스케 작품 몇 편 안읽어서 잘모를지도, 또 성장소설류도 그렇게 많이 안읽어서 주제넘은 소리일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쓰오라는 아이의 감정선과 시점에 눈높이를 맞춰 읽어보니 후반부에 만들어내는 이쓰오의 해결방법이 무척이나 즐겁고 깜찍스러워서 기분이 좋더군요.. 안타까움도 함께 있긴했지만 세월은 어쩔 수 없는거니까요.. 저도 딱 그시절에 아버지에게 대들었던 것 같아요.. 아빠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다고 그래!!!!~~라고 악을 쓰면서 대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후로 한참동안 아버지랑 마주보지 못하고 끊었던 담배를 다시 태우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한동안 황망하게 바라보던 기억이 나요..

 

    개인적으로는 재미지게 봤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속에 시간적 구성의 차이로 인해 만들어진 반전의 묘미도 상당히 좋더군요... 이쓰오의 방법론적 마무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변상황의 묘사방식이나 심리등의 자연스러운 이쓰오의 시점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의 재미 역시 편안한 독서를 만들어주더군요.. 하지만 역시 미치오 슈스케하면 미스터리공포감성소설을 떠올리는 저로서는 초큼 밋밋했습니다.. 다음에는 슈스케표의 강렬한 자극적 미스터리소설로 찾아와주세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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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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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바람둥이로 유명한 한 선배가 늘 한결같이 책과 함께 도서관과  집만 오고가는 저에게 넌 세상을 뭔 재미로 사냐라며 순진무구한 저의 눈을 바라보며 여자사람에 대해 장광설을 풀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의 대부분은 자기 자랑이었고 중요한 뽀인트는 이거였죠.. 남자는 여자를 바라볼때 단순히 외형적인 부분에 치중을 한다.. 그러나 여자들은 입체적인 부분으로 남자를 바라보기 때문에 남자로서는 단순한 외형보다는 거짓된(!) 내면등을 버라이어티하게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거였지요.. 말로는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조언인거지요.. 물론 그 이후로도 전 꾸준히 책과 함께 집과 도서관과 더불어 야동을 벗삼아 젊은시절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 근데 왜 남자는 여자사람에 대한 판단은 단순할까요, 용감한 녀석들이 생각납니다.. 일단 여자는 이쁘기만하면 다 됩니다.. 아주 이쁘장한 여자사람이 혹시라도 우연히 당신에게 다가와 자신에 대해 어필할 때 당신은 흔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물론 전 자신있습니다.. 책과 야동이 있으니까요.. 흠

 

    "알렉스"라는 여인이 있습니다.. 아주 아리따운 서른즈음의 매력적인 여자사람인거죠.. 그녀는 어린시절 자신이 이쁘다는 생각을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그녀는 모든 남자들이 눈을 돌릴만한 매력을 가진 여인이 되었죠.. 그녀는 이제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름의 솔로의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낮부터 자신을 미행하는 듯한 남자를 따돌린 후 저녁 늦게 홀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후에 걸어서 집으로 여유롭게 걷기로 한 알렉스는 막차를 떠나보낸후 걷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납치를 당합니다.. 남자는 심한 폭력과 함께 알렉스를 납치합니다.. 그 모습을 목격한 주변사람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겠죠.. 일단 알렉스는 인적이 드문 창고로 납치되어 남자가 만든 새장에 알몸으로 갇혀 죽음을 기다립니다.. 남자는 그녀가 말라죽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 이외에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녀를 건들이지도 않습니다.. 단순히 남자는 알렉스가 말라서 죽길 바라는 것 밖에는 다른 이유가 없는 모냥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납치사건과 관련하여 카미유 베르호벤 반장이 사건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카미유 반장은 지난 4년동안 이러한 납치사건에서 스스로 빠져나가 있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아내인 이렌이 납치된 후 살해된 사건이 있었던거죠.. 아마도 그 사건은 카미유 베르호벤시리즈의 1편에 나오나 봅니다.. 이 작품속에서도 그런 카미유의 트라우마를 꾸준히 보여주는걸 보니 1편에서의 카미유 반장의 아픔이 대강 감이 옵니다.. 여하튼 르 구엔서장(카미유와 톰과 제리같은 친구지간)은 카미유가 이제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목적으로 임의로 사건을 맡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카미유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과거의 상처를 밑에 두고 이 사건을 맡게 됩니다.. 예전 동료인 루이와 아르망까지 차출해오죠.. 하나하나 단서를 찾아나서고 조금씩 윤곽을 보이기 시작하자 납치자가 누구인지 밝혀집니다.. 하지만 납치된 여인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죠.. 납치를 한 남자와의 연관성을 찾다가 그남자의 아들인 파스칼 트라리외의 여자친구가 납치된 여인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 파스칼은 실종중입니다.. 납치자인 트라리외는 경찰과 마주치자 그녀를 가둔 곳을 밝히지 않은체 자살을 택합니다... 현재까지 경찰은 그녀가 어디에 갇혔는지, 죽음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점에서 아무런 단서도 없이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다시금 그녀의 행적을 찾던 카미유는 그녀와 파스칼과의 관계를 시작으로 그녀의 모습을 그려나가기 시작합니다.. 물론 납치된 장소도 빨리 찾아야겠죠.. 시시각각 죽음이 그녀의 몸을 집어삼키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그녀와 관련된 단서를 찾아나가기 시작하며 뭔가 숨겨진 커다란 비밀이 보여집니다.. 아주 께름칙한 지저분한 진실인거지요.. 정확히 나타나진 않지만 일단 그녀를 먼저 찾아내야될텐데 어떻게 될까요,, 죽음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알렉스와 그런 그녀를 찾아내야만하는 카미유반장의 모습들이 무척이나 긴장감이 넘칩니다.. 하지만 뒤에 이어지는 진실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전 좀 마이 충격이었습니다..

 

    상당히 두껍죠.. 사건은 금방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일케 뒤에 많이 남아있는거야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만큼 사건의 진행이 빠릅니다.. 잡스러운 사설들이 많지가 않다는거죠.. 단순히 알렉스의 입장의 챕터와 카미유반장의 시점의 챕터가 번갈아가면 이어집니다.. 주위의 다른 이야기들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카미유 반장에 대해서는 조금은 과거의 모습을 많이 내비쳐주긴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이 작품속의 납치사건과 밀접한 관련을 내보이는 상황이니 잡설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좀 그래, 여하튼 전체적인 구조로는 두개의 시점이 1부와 2부로 이어집니다.. 알렉스와 카미유의 시점으로 움직이는거죠.. 3부는 오롯이 카미유의 시점으로 마무리해나갑니다.. 좀 이해가 안가실 수도 있겠네요.. 크게 봐서 1부는 납치를 다루고 있습니다.. 2부는 연쇄살인을 다루고 있습니다..응?.. 3부는 심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챕터별은 각각 내용이 하나로 이어지지만 상황이 다 다릅니다.. 읽어보심 압니다.. 물론 모든 내용은 "알렉스"라는 한 여자사람을 중심에 두고 벌어지는 일이라는 사실만 알려드릴께요.. 챕터마다 반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550페이지 가량의 두께 별거 아니더군요.. 아주 잘 읽힙니다.. 감안하시고 주문하세요..

 

    피에르 르메트르라는 작가는 처음으로 접했는데 역시나 연륜이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나이를 그냥 먹는게 아니라는거죠.. 요즘 이런 늦깍이 작가님들이 많이 보이시네요.. 이 피에르작가님도 55세의 나이로 데뷔를 하셨답니다.. 연륜답게 이야기의 짜임새가 아주 단단합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군더더기없는 이야기로다가 500페이지가 넘게 이어나가면서 지겹지 않게 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인정해드릴만하죠.. 또한 일반적인 설정이 아닌 독자의 흐름을 약간씩 뒤흔들어주시는 센스도 탁월하셔서 재미지더군요.. 이 작품은 밝힌대로 카미유 베르호벤시리즈의 2편입니다.. 1편에서 아마 카미유의 아내인 이렌이 납치되는 내용이 나오는 듯한데 제목은 "세밀한 작업"으로 55세의 데뷔작이더군요.. 근간이라고 하니 조만간 출시가 되지 싶은데 꼭 기약하도록 하죠..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단단하게 묶는 서사적 역량이 뛰어난 작가님이시라는 생각은 향후에 나올 이 작가의 작품은 최소한의 재미는 보장한다는 보험과도 같은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카미유 베르호벤이라는 145센티미터의 작은키의 형사반장의 캐릭터적 파괴 또한 대단해서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 싶구요.. 표지만큼이나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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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너 매드 픽션 클럽
헤르만 코흐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부모가 만들어준 세상속에서 나의 입장에서 살아가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모든 세상의 중심은 아이에게로 바뀌게 됩디다.. 내 부모가 나에게 한 것처럼 나 또한 아이에게 모든 것을 주는거지요... 가정을 가지고 살아가다보면 타협할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특히 아이의 성장에 있어서 부모의 입장이 대치되는 부분들도 상당하죠.. 아빠의 행동이나 엄마의 모습들이 서로에게 못마땅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저희 집에는 하나의 룰이 있습니다.. 일종의 저의 십계명인데 아내가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지침서를 권할때에는 가능하면 읽는다는거죠.. 그래서 주말을 이용해서 법륜스님이 집필하신 "엄마수업"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작품속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부모, 특히 엄마로 인해서 모든 것을 배우고 익히고 따르게 된다는거죠.. 자연스럽지 못한 부모의 행위와 억압과 강박과 이중적 형태는 아이를 그르치는 발단이 될 수도 있으니 있는 그대로의 아이의 입장이 되어 공감하는게 중요하다는겁니다.. 눈치볼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모른체 할 필요도 없이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의 모든 것에 엄마로서의 삶을 담아주어야한다는거지요.. 참 힘든 엄마의 인생이고 부모의 삶입니다.. 근데 하필이면 이 책을 제가 읽고 있던 작품과 함께 접하게 되니 그 반향이 상당히 충격적이라 독후감을 쓰기가 께름칙합니다.. 뭐랄까요, 이해하기 참 힘든 작품이니까요.. 간만에 읽고난 후에 심각한 후유증을 또 맛보네요..

 

    상당한 고민거리를 제시해주는 이 작품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님이시라는 헤르만 코흐의 "디너"라는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애들은 저녁에 외식을 하면 정찬으로 레스토랑같은 곳에서 아페리티프부터 시작해서 디저트까지 참 배부르지 못한 저녁을 매너있게 또는 고급스럽게 먹나봅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상호간의 친목도모나 삶의 협상(?!)등을 하는거죠.. 쉽게 말해 우리와는 달리 서양분들은 식사시간을 무쟈게 오랫동안 가진다는거죠.. 최소 2시간이상이랍디다.. 그래서 자리값이 상당히 비쌀 수 밖에요.. 이 작품도 그런 이야기입니다.. 형제지간에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하서 식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죠.. 그 중심에는 "아이"라는 심각한 주제가 숨어있습니다.

 

    소설은 디너라는 저녁식사의 순서적 행위를 따라갑니다.. 말씀드린대로 스테이끼 나오기전에 와인으로 입가심하고 야채나 간단한 음식으로 식욕을 자극시켜준 다음 메인요리가 나오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달콤한 후식을 즐긴 후 계산하고 집에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식사시간중에 벌어지는 과거와 현재와 주위의 상황적 묘사와 심리적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죠.. 이 작품의 화자는 파울 로만이라는 남자입니다.. 그리고 아내 끌레르가 있죠 그리고 이 이야기의 의도적 중심이 되는 대상인 세르게 로만이라는 파울의 형이 나옵니다.. 이 형은 차기 네덜란드의 수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인물이죠.. 그리고 그의 아내 바베테가 있습니다.. 이들의 식사와 그들의 이야기와 주변의 모습을 담은 작품인데.. 중심은 "아이들"입니다.. 이 형제들에게는 아들들이 있습니다.. 파울에게는 미헬이 있구요.. 세르게에게는 릭이라는 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르게의 가족은 아프리카에서 입양한 베아우라는 아이도 또 있죠.. 이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릭과 미헬이 벌여놓은 사건이 이들의 디너시간 주제인거죠.. 심각한 사건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사건에 어떤 식으로 개입을 할 것인가를 저녁을 먹으면서 상의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결론은 아주 충격적입니다.. 도저히 저로서는 이해 불가능한 결론인거죠.. 작가의 의도한 부분을 모르는바는 아니나 역시 당황스럽고 헐~스러운 그들의 선택이었습니다..

 

    좀 이해가 안가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넌지시 소설의 주제적 의도를 내비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드러나는 이야기의 중심은 중후반에 나옵니다.. 중간중간 뭔가 벌어진 사건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문제점을 제시해놓긴 하지만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저녁식사시간에 조금은 예민하고 뭔가 일반적이지 못한 감성을 소유한 파울이라는 남자의 상황적 심리와 감정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하나의 상황이 등장하면 이에 따른 곁가지적인 부수적 상황이 등장하는거죠.. 쉽게 말하면 와인이 나오면 와인에 대한 개인적 심리를 중심으로 와인에 얽힌 과거나 주변 상황을 하나하나 묘사하고 설명하는 방식이죠.. 재미는 있습니다만 어느시점을 넘어서면 도대체 이 이야기의 주제를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곁가지를 드러내야하는지 초큼씩 지루해지기 시작하는겁니다.. 그러니까 한 두시간정도의 저녁식사를 하는동안 우리가 보는 모습은 두형제와 관련된 수십년치의 과거의 모습과 식당 주변 인물과 상황의 묘사인거지요..

 

    이런 서술적 상황묘사들을 좋아라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사적 구성의 이야기의 형태를 좋아라하는지라 다가서기가 좀 어렵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결국 이 소설의 중심은 자신의 아이가 문제를 일으켰을때 이에 대응하는 부모의 반응과 부모로서의 아이에 대한 해결방식이 무엇보다도 당신이라면, 당신의 아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거죠.. 이에 작가는 보다 극단적이면서 충격적인 형태의 해결방법을 제시해놓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도덕적 관념과 사회적 행위의 기준선이 아니지만 어떻게보면 누구나가 이렇게 행동할 소지가 다분한 결론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너희들이라면 이렇게 안할 자신이 있느냐라고 되묻는 듯 합디다.. 그것이 전 짜증스럽습니다.. 물론 이러한 결말이 이 작품의 주제에 맞닿은 아주 좋은 구성의 방법임에는 부인할 필요가 없지요.. 충격적이기 때문에 일반독자들에게 더 가혹할만한 사회적 딜레마의 문제제기를 보여준다는 점도 말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독자는 작품에 공감하고 자신을 대입하기까지 하기때문에 짜증스럽고 황망스러운 해결방식은 상당한 후유증을 남겨줍니다..

 

    전반적으로 전 소설의 구성이 별로였습니다..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인지하고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처음의 진행방식이 빠르게 지루해지기 시작했구요, 실질적 주제인 아이의 행위에 대한 부모의 역할론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결과적으로 작가는 독자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충격적 방법을 제시했지만 개인적으로 공감할 수 없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오히려 이런 이야기로 인해 더욱더 아무렇지도 않게 사회인으로서의 삶속에서의 룰에 맞춰 살아온 일반인들의 행동이 오히려 바보스러워 보인다고나 할까요, 괜한 반감을 만들어주더라구요.. 상당히 충격적이지만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 충격은 아니라는겁니다.. 싫었어요, 그들의 결론이

 

    이런 모든 감정을 차치하고라도 이 헤르만 코흐라는 작가의 문장력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문장 하나하나만 두고 볼때 이 작가의 대중적 공감을 끌어내는 일반적 감정선을 표현한 묘사의 방식은 너무나도 자연스럽습니다.. 누구나가 한번씩을 겪어봄직한 그런 감정적 묘사와 상황적 심리를 있는 그대로 끌어내주니까 말이죠.. 그게 너무 과하게 다가오니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시점까지는 와,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작품을 읽어본 바가 없기 때문에 이 한 작품으로 작가를 평하기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런 문장적 공감의 역량에 서사적 이야기의 긴박감을 잘 조율한 작품이 있다면 정말 대박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근데 제 느낌으로는 이 작가 스타일이 이런 듯... 일종의 감정적 통찰력이라 할까요, 이런 느낌이 대단한 작가임에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전 이야기는 별로였어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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