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누가 이야기했습니까, 사촌 누나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상야릇한 제목의 책 한권을 쎄벼서 몰래 가져온 후 누나한테 걸려 얻어터진지도 어언 20년이 넘었네요.. 그때 제목이 무척이나 있어보이더라는 이유하나로 도둑질을 했다는거죠.. "상실의 시대"였습니다.. 원제는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줘있죠.. 하루키 슨상은 꽤나 비틀즈를 좋아하시나 본데.. 그 시절 전 비틀즈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신디 로퍼나 마돈나같은 가수들이나 런던보이즈. 모던 토킹, 아하, 그린조이같은 롤라장 인기카수들만 잘 알때죠... 뭐 그렇다고 비틀즈라는 그룹 자체를 몰랐다는건 아니구요. 음악시간에 예스터데이를 들은 후에 뭐 이런 단순한 노래가 다 있어라면서 외면하는 정도였죠...하지만 지금까지 아이들 자장가로 불리우는 예스터데이이기는 합니다.. 할렘 디자이어를 자장가로 부를 순 없으니 말이죠... 자꾸 말이 새는군요..  하여튼 그때 쎄빈 책 한 권으로 이후 제가 사야될 책이 있다면 하루키 슨상의 작품외에는 없었다는거구요.. 도둑질을 당한 누님의 폭력적 언사와 함께 하루키 슨상의 국내 인지도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바 초큼 있어보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루키 쎈세이의 작품 하나는 들고 댕겨야 여자들이 꼬인다는 사실 정도는 충분히 인지를 했다는거지요.. 갈수록 실밥 터져버린 테세우스의 미궁같군요.. 돌이키기 힘들어 보여... 

 

    뭐 얼매나 대단한 하루키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나 그시절이나 무라카미 하루키 정도는 읽어줘야 좀 지식적 토대가 바탕에 깔린 뽀대적 모습의 대학생으로 보였다는겁니다.. 20년 전 시절에도 버스에서 심심찮게 하루키성님의 작품들을 펴 든 여자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더랬죠.. 사실 그시절 전 책을 가까이만 했지 많이 읽지는 않았습니다.. 몇달을 댄스댄스댄스를 들고 다닌 적도 있습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댄스교습소 교본 정도로 파악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먼 내용인지 전혀 기억 안납니다.. 제대로 읽었는지도 확인되지 않구요.. 하지만 제가 결혼하는 시점까지는 분명 책장에 꽃혀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제 눈빛을 먹고 자라야할 책이 골방의 뿌연 먼지만 배터지게 먹다가 어느샌가 사라져버려 원한의 복수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인거지요.. 그렇게 꾸준히 책을 사면 하루키슨상의 책이었습니다.. 참 분권도 분권도 몇권씩 나눠서 내던 시절이었습니다.. 태엽감는 새는 무려 4권에 걸쳐 제가 삼년(?) 정도에 마스터를 한 기억이 납니다.. 화요일의 여자들이란 단편도 떠오르네요.. 그 책을 들고 버스를 타고 갈때 한 아가씨가 무척 반가워하며 저한테 아는척했던 기억이 납니다.. 뜬금없어 황당했었죠.. 물론 조금 이뿌셨더라면 싱긋이 웃으며 경청을 했을텐데, 연상에다 덩치가 저보다 커보이셔서 그냥 예~하고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했던 기억이 납니다.. 뒤늦게 좀 미안시럽네 

 

    솔직히 하루키 슨상의 소설은 단순하지가 못하죠.. 근데 우낀게 읽다보면 뭔가 공감가는 그런 문장들이 무척이나 많다는거죠.. 전반적인 내용들은 조금 산과 들과 별나라로 가는 경향도 없지 않으나 그 중간중간 보여주는 문장들의 공감적 즐거움의 향연은 일종의 중독과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켜준다는거죠... 물론 어느순간인가부터 하루키의 작품을 안읽게 되었지만 (사실 엄청나게 많이 팔린 1Q84도 아직 안읽었다) 그 소설적 느낌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바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하루키슨상이 끄적거린 잡문집이라는 작품을 읽었죠.. 여즉 장편이나 단편소설속에서 만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느낌을 일반적 잡문속에서 만나니 무척이나 생경스러우면서도 이웃집 아저씨같은 느낌이 많았더랬죠.. 근데 소설에 적응된 저의 입장에서는 두번 씩이나 하루키의 에세이류를 접하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그냥 조만간 1Q84나 함 봐줘야겠다라는 정도였는데 말이죠..  

 

 

 

    토마토(는 과일로 분류될까)나 가지맛같은 작품 제목의 하루키 슨상님의 에세이집입니다.. 일본 유명잡지에 기고한 에세이들을 모은 작품집인거지요.. 한때 국내 중고헌책방에도 이 기고잡지가 제법 많이 들어와있었더랬습니다..20대 위주의 여성전용잡지였던걸로.. 꼭 하루키 슨상님이 20대를 목표로 에세이를 기고한건 아닌것 같구요.. 전반적인 삶의 일반적인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냥저냥 지나가다 생활하다 느낀점들을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내는 그런 에세이집이네요.. 제목은 에세이중 챕터 제목에서 두개를 뽑아서 만들었군요.. "채소의 기분"에 대한 에세이와 "바다표범의 키스"에 대한 비릿한 바다적 입맛에 대한 에세이의 제목입니다.. 총 40편 가까이의 에세이가 담겨있습니다.. 보통은 두장을 안넘기죠.. 글자수로도 제 독후감보다 짧지 싶네요.. 하지만 각각의 에세이에서 다룬 일상사의 느낌들이 참 좋네요... 괜히 하루키아저씨가 우리동네 이웃집 아저씨같습니다.. 그렇다고 하루키아저씨가 실랏같은 무술을 사용하시는 전당포를 하시는건 아니시구요... 재미없나,

 

    재미있습니다.. 그냥 편안한 하루키아저씨의 사생팬같은 느낌의 하루키의 모습을 드려다보는 느낌입니다.. 대단하지도 않은 우리동네 아저씨의 모습과 담백한 필체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에세이라서 즐겁네요.. 읽으면서 너무 편안해진 느낌입니다.. 대단한 작가님이시긴 하지만 참 문장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세계 최고의 작가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반적이고 공감적이지만 무척이나 창의적이고 상상적인 삶의 모습을 너무나도 평범하게 끄집어내는 듯한 그런 감성이죠.. 분명 일반적인 듯 한데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감성과 관찰들이 편안하게 묻어나는 그런 에세이들인거지요.. 이렇게 에세이를 집필하는 것은 작가가 살아온 동안에 자신의 삶에 묻어난 경험과 지식과 삶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겠죠.. 그의 음악과 작품과 여행과 요리와 인생이 말그대로 이웃집 아저씨의 즐거운 상상적 넋두리처럼 저녁시간 동네 평상에서 히야시 이빠이(지송)된 맥주(당근 캔맥입니다) 한잔 걸치면서 오징어 씹어가며 듣는 그런 행복감마저 드는거죠.. 저는 에세이를 그렇게 많이 접하고 즐기진 않지만 이런 경우에는 무척이나 더운여름에 편안한 즐거움을 주더군요.. 다 읽고나니 하루키아저씨랑 전 일촌사이정도 되는 친근감이 듭니다..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