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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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장길산처럼 길게 쓰셨으면

10 0704 황석영 <강남몽> 창비 2010 ***

황석영 소설 중에 별 세 개를 준 것은 처음일 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 이상이 없다.
‘꼭두각시놀음’을 떠올렸다고 작가는 말했는데 대체 어디에 그게 반영됐는지 묻고 싶다. <손님>의 형식적 툴을 기대했던 나는 황당했다. 아쉬웠다. 더욱이 각 챕터에서 인물들이 연결되어 스토리텔링되는 기법은 너무 많이 나왔다. 황석영이라는 대작가가 자신을 뛰어넘으려는 그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

둘째, 재미가 없다.
소설의 재미를 깍아 먹은 건 신선하지 못한 캐릭터의 등장과 나열식으로 깔아버린 이야기때문일 것이다. 지루했다. 지루함을 참은 결말의 대가도 너무나 기본안주였다. 당연히 다 아는 얘기였다.

대한민국이 낳은 단 한 명의 소설가를 뽑으라면 난 황석영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그보다 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주와 시대의식을 작품에서 드러낸 작가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작에서 그가 보여준 형식의 고민을 높게 평가하면서, 차라리 정공법의 진득한 장편소설로 <강남몽>을 접근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토로해본다. 구닥다리처럼 느껴지는 정공법의 힘은 제대로 맞으면 한방에 나가 떨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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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 상식 - 진중권의 시사 키워드 사전
진중권 지음 / 새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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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을 갖는 피곤함

10 0510 진중권 <첩첩상식> 새움 2006 ***

2005년부터 1년 정도 “SBS 전망대” 라디오 프로그램의 오피닝 클로징 멘트 모음

“가장 피곤한 것은 매일 뭔가에 대해 의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진선생의 장점은 진선생의 의견이 거침없는 춤사위로 표현되는 말과 글일진대, 그것이 피곤으로 다가왔다면 8강에서 독일에 덜미를 잡힌 아르헨티나의 메시처럼 그의 개인기가 온전히 발휘되지 못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공중파의 한계일 것이다. 다소 약한 그의 말을 적어본다.

프랑스 샹송 가수 잔느 모로의 말을 전해드립니다
“나이 드는 것도 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은 종종 나이 드는 것을 막아준다.”(74쪽)

김상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이른바 ‘반시장경제적인’ 교수들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에게 채용 때 불이익을 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국가보안법으로도 모자라 이제 시장보안법까지 생길 모양이네요.(132쪽)

“김구는 무고한 일본인을 살해한 조선왕조의 충견이다”(중략) 등등 김완섭 씨의 망언은 현란하기 그지없습니다. (중략) 김완섭 씨의 망언, 사실 화를 낼 가치도 없는 일입니다. 그건 정치적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 임상의학적 치료의 대상일 뿐입니다.(201쪽)

이왕 하는 김에 공 의원 자신의 정신분석도 의뢰해 보시지요. 그럼 대통령에게 ‘뇌의 일부가 없다’는 것보다 더 경천동지할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르죠. 즉, 의사들이 공성진 의원에게 ‘뇌의 일부가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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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의 금강경 강해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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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은 벼락경

10 0606 김용옥 <도올 김용옥의 금강경강해> 통나무 1999 *****

도올 선생이 봉은사에서 천안함 날조에 대해 호통쳤다는 기사를 읽고 오래 전 읽다가 멈추었던 금강경강해를 다시 들췄다. 예상컨대 능히 내가 읽은 책 중 올해의 책이 아닐까 싶다. 금강경은 벼락경. 벼락같은 진리를 벼락 같은 말투로 일갈한다. 역시 도올이다. 두고두고 읽고 또 읽을 책이다.
無我…諸法無我-아, 대단하다, 부처여

만약 보살이 我相이나 人相이나 衆生相이나 壽者相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Ego -> Man -> Life -> Existence)

너희들 비구들이, 나의 설법이 뗏목의 비유와 같음을 아는 자들은, 법조차 마땅히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이 아님에 있어서랴!

수보리야! 갠지스강에 가득찬 모래알의 수만큼, 이 모래만큼의 갠지스강이 또 있다고 하자!(…)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여기 있어, 칠보로써 그 모든 갠지스강의 모래알수만큼의 삼천대천세계를 채워 보시한다고 한다면, 복을 얻음이 많겠느냐?(…)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 가운데, 사구게 등을 받아 지니게 되어, 그것을 딴 사람들에게 잘 설명해 준다면, 이 복덕은 앞서 칠보의 복덕보다 더 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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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창작노트 - 양장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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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메이킹 필름

10 0502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 창작 노트> 열린책들 2002 ***

<장미의 이름>을 읽은 사람이라면 읽어봄 직 하다. 영화로 보면 메이킹 필름 같은 이런 책이 있다는 건 알고는 있었는데 알라딘 중고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 구입했다. 내가 읽은 책 중 소설로만 따졌을 때 최고의 소설 10위 안에 드는 작품이기에 샀다. 다음 구절이 재밌다.

화자는 자기 작품을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해석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소설을 쓰지 말 일이다. 소설이라는 것은 수많은 해석을 발생시키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자가 작품을 해석하지 않는다는 이 고결한 원칙을 지키는 데엔 한 가지 장애가 있으니 그것은 모든 소설에는 제목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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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재탄생 - 노회찬과의 대화
노회찬 외 지음 / 꾸리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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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히 다짐한다. 꿈은 이루어진다.

10 0502 노회찬 외 <진보의 재탄생> 꾸리에 2010 ****

진보 또는 좌파를 말할 때, 그것이 책 속의 이론이 아니라 현실을 말할 때, 그리고 그것이 개념에서 떠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체현하고 있는 누군가를 말할 때, 그리고 그 특정인이 대중들 가장 가까이에서 그것을 대표할 수 인물로 특정할 때, 나는 노회찬이라는 사람을 떠올린다.

“판갈이” 어록으로 일약 대중들에게 알려진 그는 말할 때마다 그 하나하나가 실소를 짓게 하는 통찰력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생활이 녹아 있고 인생이 녹아 있고 노회찬이 녹아 있다. 촌철살인으로 요약되는 그의 말과 글을 접할 때마다 나는 그가 나와 같은 파라는 게 얼마나 행복하며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진중권, 김어준 등 7명과의 인터뷰 내용과 우석훈 교수의 글로 이루어진 본저는 노회찬의 팬인 나로선 크게 새로운 시각이나 노회찬에 대해 아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김어준을 제외하면 인터뷰 내용은 예상대로 이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오히려 노회찬의 여는글이 인상적이었는데, 유신시대를 마감한 김재규의 총성을 접했을 때도, 전두환을 정리하게 된 6월 항쟁 때조차도, 자신은 그렇게 빨리 자신이 꿈꾸던 게 이루어지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노동운동에 인생을 바쳐온 그조차 민주노동당 10명의 국회의원으로 시작한 원내 진출이 실현되리라고는 기대조차 못했다고 한다.

“나는 나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런 일을 살아생전에 목격하게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여는 글에서)

그리고 그는 지금 지지율 1%도 될까 말까 하는 정당의 대표로 있다. 그의 꿈이 진보 세력의 집권이라면 그것은 나의 꿈과도 다르지 않다. 과연 이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4대강, 천안함, 세종시, 언론 장악, 촛불 탄압, 이동관, 강만수, 유인촌, 박근혜, 경상도…

젠장, 쉬울 것 같진 않다

“꿈이 현실로 되길 바라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바친다. 그리고 감히 다짐한다. 꿈은 이루어진다”(여는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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