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 - 개정판
진중권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이른바 진중권식 글쓰기 내지는 진중권식 사유 또는 그런 분류를 망라해 '진중권 스타일'이라 명명되어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지점에
이 책이 있을 것이다.
 대학생 치고 그의 '미학 오디세이'를 안 읽어 본 이는 뭐, 당연 있을 것이나 안 들어 본 이는 드물 것이다. (안 들어 봤다면 공부 좀 하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유명한, 미학에 관한 유일한 책이기도 하니까, 까강의 미학강의를 번역한 것도 진중권이더랬다. 물론 나의 책꽂이에도 보란 듯이 꽂혀 있다. 첫 몇 페이지 이후 거래가 정지되서 그렇지.
 사실 그는 똑똑하다. 서울대 미학과. 고등학교 때 왜 그 과를 갔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미치지 않고서야 그 어려운 과를 지원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후 독일에서 공부도 제대로 좀 하고 온 듯하고. 솔직히 말하면 그는 나의 기준으로 나의 영역에 들어와 절대적 지지를 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유치할지도 모르지만 그가 우리 편이라는 게 너무 안심되고 편안하다. 저 정도의 논리와 저돌성, 위트와 상식과 순발력을 가진 이가 상대편이라면 마치 방어율 ㅇ점대의 선동렬이 선발 출장하던 날 상대팀이 가졌던 공포와 상실감에 비할 수 있을 것이다. "선발 누구야? 동렬이야? 야, 담 경기나 준비하자"
 책 얘기하자.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시작부터 끝까지 욕이다. 그것도 쌍욕이다. 그렇다고 접촉사고 나서 목소리 높이려고 내지르는 욕이 아니라 때론 점잖게 때론 부드럽게 때론 거칠게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휘어 들어가는 변화무쌍한 변화구와 같다.
 조갑제, 이인화, 박홍, 이문열 등 그 사고 자체가 전인류의 연구 대상인
우익 파시스트들을 철저하게 그들의 언행에 의해 도로 엿이나 처먹으라고 '반사'시킴으로써 유린하고 정리한다. 1,2권에 걸쳐 진선생의 역할은 바로 그 '반사'이다. 동시에 풍자다. 조롱이다. 해학이다.
 그저 독자는 최근 칼라TV 리포터로 광화문을 헤집고 다니는 그를 보고 듣듯이 즐기면 된다. 그가 현장에서 보여 주는 모니터와 그의 말처럼 책 역시 마치 현장에서 중계를 보는 듯이 흥미진진하다. 또는 100분 토론에 나와 모의원을 무장해제시켰던 그의 활약을 책으로 읽는다고 여겨도 될 것이다.
 그런데 10년 전에 쓴 그의 이 책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은 왠지 라면 먹다가 이상한 게 씹힌 것처럼 떫떠름하다. 최근의 촛불집회에 대해 조갑제는 "다른 나라에선 총을 쓴다"며 강경 폭력 진압을 넘어 살인 진압을 원하기도 했으며, 이문열은 "촛불집회 맞설 의병 일어나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정신과 치료가 완료되지 않았음을 실토하기도 했다. 정신 빠진 우익 파시스트들의 말과 글을 모아 제 3권을 내도 될 만큼 재료는 풍부할 것이다.
 장장 2권에 걸쳐 진선생이 한 말이야 많지만, 한마디로 할 수 있을 것이다.
 
 "Die Gedanken sind frei"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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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 2008-12-20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내주네요.~리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