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 사회정의와 공정함의 실천에 관한 한 검사의 고뇌
프릿 바라라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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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은 이후로 ‘정의’를 다룬 책을 정말 오래간만에 읽었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뉴욕남부지검에서 검사장으로 근무한 프릿 바라라의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라는 책이었는데, 이 책에는 저자가 수사, 기소, 판결, 처벌이라는 법집행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실제 사례들을 통해 법에 대해, 정의에 대해, 법을 집행하는 집행자들에 대해 말하는 수많은 고심이 담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고등학교 동창 중에 검사로 근무하는 친구에서도 많은 얘기를 들었는데, 비슷한 이야기가 이 책에도 많이 담겨있었다. 그 친구도 법이라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이를 적용해야 모두에게 공정한 것인지에 대해 늘 고민했는데.. 만난 지 오래 되어서 그 친구가 어떤 답을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기회가 된다면 그 친구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검사로서 어떤 과정을 거치더라고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가 이 책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서문 첫머리에 실은, 또한 책 표지에도 나온 문장 하나가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것을 압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의는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올바른 이유를 위해 하는 것이다.

 

이 말 또한 상당히 추상적이기는 하다. 올바르다는 의미와 범위에 대해 항상 고심하고 또 고심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법이 내리는 정의의 심판을 누가 인정할 수 있을까.

 

400페이지가 넘는 꽤 두꺼운 책이고 정의라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딱딱하고 지루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다양한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책 페이지를 술술 넘길 만큼 흥미진진하다. 올 해의 마지막 책으로 읽을 만한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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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대혼돈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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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의 책을 언제,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현대 철학자 중에서 읽기 편하다는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의 책을 모두 찾아서 읽고 이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어떤 매력이 그에게 있는 걸까? 딱히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워서 그저 그의 책을 다시 말하고자 한다. 이번에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천하대혼돈>이라는 인문교양 도서로 말이다.

 

이 책은 지젝이 여러 언론 매체에 기고한 짧은 글들을 엮어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지젝이 다루는 주제는 정말 광범위하다. 인종차별, 공산주의, 자본주의, 기후문제 등 총 5장에 걸쳐 다양한 주제를 다룬 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행동하게 만든다.

 

이번에도 느끼는 바이지만 지젝의 글은 일반인들이 읽기에 참 좋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용어를 그렇게 많이 쓰지도 않고, 비비꼬인 복잡한 문장으로 설명하지 않기에 한 번에 이해하기도 쉽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진 자료를 활용해 독자의 이해를 도와주기에 평소 관심이 없던 분야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다. 또한 이 책에서 하나의 내용을 다루는 분량은 대략 10페이지 이내라 분량적인 부담도 전혀 없다.

 

지젝의 생각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완전히 반대되는 입장인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도 그의 책을 혹은 그의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그가 던지는 화두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상가들, 특히 마오쩌둥의 생각을 인용해 결론을 도출해낸 지젝의 의견은 우리의 행동을 촉구한다. 묻혀있는 생각은 아무런 의미도,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하니까. 그게 아무리 훌륭한 생각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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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구름, 더 깊은 긍휼 - 인생의 먹구름 속에서 하나님을 기다리다
마크 브로갑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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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통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은 조용한 절망이다(p.47)

 

이 한 구절이 얼마나 가슴을 후벼 팠는지 모른다. 개인적인 성향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이 책을 읽으면 개인적 성향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본성이 그런 듯하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도 저자의 말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은 숨겨둔 적이 적지 않다. 하나님께서 내 모든 마음을 헤아리신다는 생각에 그러기도 했지만 그저 삶의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혼자 끙끙대며 이겨내려는 교만한 마음이 앞서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통은 하나님의 긍휼과 구속과 주권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다. 그렇기에 기독교인인 우리는 올바르게 애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큰 울음, 울부짖음, 슬픔의 강렬한 표출로 정의되는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성경적인 의미의 애통은 믿음으로 이어지는 고통 중의 기도이다. 저자는 성경적 애통의 과정을 향하고, 불평하고, 구하고, 믿는 4개의 단계로 분류해서 설명한다. 애통하는 자는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향한 후 가슴에 담긴 힘듦과 고통과 불평을 고백한다. 그 후 담대하게 자신의 필요를 구한 후 하나님을 믿고 기다린다.

 

애통의 과정이 이렇게 이어지는 줄 정말 알지 못했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라는 말을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들었지만 애통하는 과정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너무나 깜짝 놀라며 깊은 묵상이 없었던 내 모습을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1부에서 애통하는 법을 설명한 후 2부와 3부에서는 애통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애통하며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시편, 예레미아애가 등 성경 구절과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애통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데 책의 제목처럼 애통은 짙은 구름 속에서 더 깊은 하나님의 긍휼을 만나는 과정이다.

 

애통은 우리의 마음을 진짜 중요한 것으로 다시 향하게 만든다. 애통은 우리 삶의 표면 아래에 있는 가장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p.131)

 

일상의 가장 소중한 부분들은 잊고 살기가 쉽다. 애통은 그런 일상의 가장 소중한 부분들을 우리에게 다시 일깨워준다. 지금 놓치고 있는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결코 놓치지 말라고.

 

요즘 교회 중고등부 쌤들과 매일 밤마다 기도 모임을 갖는다(당연히 비대면 모임이다). 모임에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데 이 책에서 읽은 애통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애통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큰 은혜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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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4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테이토님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서재방에 트리 한그루 놓고 갈께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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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광기와 우연의 역사 (최신 완역판) - 키케로에서 윌슨까지 세계사를 바꾼 순간들 ㅣ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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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책들을 읽었지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는 이상하게 읽을 기회가 없었다. 이 책이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이번에 기회가 생겨 읽게 되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다른 역사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한 편의 문학 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 이는 저자가 단편 소설과 시를 발표한 문학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14편의 이야기 중 놀랍지 않은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9편 ‘죽음을 경험한 예술가’가 아니었나 싶다. 제목에서 이미 눈치를 챈 분들도 있겠지만 9편에서는 죽음 직전까지 갔던 도스토옙스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9편이 놀라왔던 건 다른 역사책들과는 달리 도스토옙스키의 사형 형장을 시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생각지도 못한 표현에 일순간 놀라기도 했지만 한 편의 시에 담긴 일련의 과정들이 도스토옙스키의 죽음을 경험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책의 매력은 이처럼 역사적 인물과 역사적 순간들을 사실적, 입체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의 전환점들은 광기라고 표현될 정도로 강력한 역사적 인물들의 집념과 우연의 순간들이 서로 반응하여 이루어졌다. 그 순간의 강한 에너지가 저자의 탁월한 재능에 의해 다시 살아난 산물이 바로 <광기와 우연의 역사>이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모든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놀라운 역사의 현장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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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 온라인 수업 시대,오히려 성적이 오르는 최고의 방법
진동섭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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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코로나19로 학교에 간 날보다 가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그러다보니 공부도 학교에서보다는 EBS 방송을 보면서 한 경우가 더 많고, 방송을 본 후에는 대부분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아직은 저학년이라 공부하라고 다그치지 않고 내버려두는 편인데 슬슬 걱정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끝난다 하더라도 온라인 학습은 계속 되리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가 온라인 학습과 자기주도학습에 적응하도록 이끌어주고 싶지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해 난감한 상황이었다.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이라는 진동섭 교육 전문가의 책이 이런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前 서울대학교 입학 사정관, <공부가 머니?> 교육 전문가 패널 등 저자의 이력이 응축된 책이라 그런지 각각의 내용들 중 허투루 보고 넘길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책을 보기 전에는 누구는 알만한 그저 그런 좋은 얘기들을 늘어놓고 몇 가지 팁 정도 알려주는 선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정말 오산이었다. 각 내용들을 얼마나 세밀하게 설명하는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시간 계획표를 작성할 때 중점을 두어야 할 내용들을 직접 예를 들어 보여주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바로 적용하여 자신만의 시간표를 세울 수 있다.

 

아직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이런 과정들이 너무 빠른 건 아닌가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학년과 관계없이 아이가 공부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라 지금부터 준비해나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아이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코로나는 모든 면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교육에도 역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이런 변화에 빠르게 반응한다면 그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순히 성적 이상의 그 무엇을 올바르게 세워나갈 수 있는 그런 결과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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