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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우연의 역사 (최신 완역판) - 키케로에서 윌슨까지 세계사를 바꾼 순간들 ㅣ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책들을 읽었지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는 이상하게 읽을 기회가 없었다. 이 책이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이번에 기회가 생겨 읽게 되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다른 역사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한 편의 문학 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 이는 저자가 단편 소설과 시를 발표한 문학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14편의 이야기 중 놀랍지 않은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9편 ‘죽음을 경험한 예술가’가 아니었나 싶다. 제목에서 이미 눈치를 챈 분들도 있겠지만 9편에서는 죽음 직전까지 갔던 도스토옙스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9편이 놀라왔던 건 다른 역사책들과는 달리 도스토옙스키의 사형 형장을 시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생각지도 못한 표현에 일순간 놀라기도 했지만 한 편의 시에 담긴 일련의 과정들이 도스토옙스키의 죽음을 경험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책의 매력은 이처럼 역사적 인물과 역사적 순간들을 사실적, 입체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의 전환점들은 광기라고 표현될 정도로 강력한 역사적 인물들의 집념과 우연의 순간들이 서로 반응하여 이루어졌다. 그 순간의 강한 에너지가 저자의 탁월한 재능에 의해 다시 살아난 산물이 바로 <광기와 우연의 역사>이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모든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놀라운 역사의 현장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