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 컨스피러시 옥성호의 빅퀘스천
옥성호 지음 / 파람북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어떤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이 쓴 소설이었는데 추천사를 쓴 이들이 그 소설을 쓴 소녀를 칭찬하며 세기가 낳은 천재라느니 소설적 매력이 넘치느니 하면서 정말 대단한 소설인양 소개하였다. 정말 대단한 작품인가 싶어서 읽었는데 천재는 무슨, 맞춤법조차 제대로 교정하지 않아서 읽는 내내 무슨 글을 쓴 건지 알아먹을 수조차 없었다. 옥성호 씨의 <유다 컨스피러시>를 읽는 기분이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건 왜일까?

배신의 대명사 유다에 대한 이야기, 특히 신의 섭리에 의해 예정된 희생자로서 유다를 동정하고 그의 역할을 오히려 높이는 이들의 시각은 이 책 이전에도 수많은 이들이 제기하던 화두였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저자가 던진 질문은 그렇게 새롭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유다의 배신이 예수님과의 또 다른 관계에서 이루어졌다는 시각만은 새롭다고 해야 할까?

여튼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책머리의 저자 소개를 읽었다.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와 <서초교회잔혹사>는 예전에 읽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와 확연히 다른 저자의 시각을 알 수 있었다. 옳고 그름은 논외로 하고 과연 저자가 이렇게 변한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아무래도 빅 퀘스천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처럼 기독교에 해박할 수밖에 없는 가정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3대를 넘어 4대를 향해 가는 기독교 집안이다 보니 저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은 확고부동하다. 물론 이 자리에서 그 부분을 논할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다만 한 가지는 정말 궁금하다. 이 책에 흐르는 논조를 보면 저자는 성자 예수님에 관한 성경의 이야기를 사람들이 만들어낸 그저 그런 신화라고 치부하면서도 성부 하나님에 대한 논조만큼은 그와는 전혀 다르게 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말 그런 걸까? 그렇다면 왜 그런 걸까? 십자가의 의미가 정말 가장 잔혹한 것이라면, 유다라는 인물에 그렇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 그보다 앞서 창세기의 하나님을 더 깊이 파고들어야 했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르는데... 혹 그 이야기도 준비하고 있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