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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짝꿍이 최고야 ㅣ 내책꽂이
수지 클라인 지음, 신정숙 옮김, 김지영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들도 그렇지만 어린들도 곧 잘 자신 치부를 잊고 남을 비웃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치부는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소극적이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 더욱이 어린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남의 치부를 덮어주거나 부족한 부분이 들어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서툴다.
<내 짝꿍이 최고야>는 이런 어린이들의 비웃음과 부끄러움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어린이들은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자신의 모자람을 발견하고 이내 주눅이 든다. 허비와 레이 반 선생님도 이런 어린이들의 고민을 눈치 체고 함께 해결방법을 찾기로 한다. 먼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렸을 적, 큰 귀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 마음에 아팠다고 하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 그러고 나서 ‘날 보고 비웃지 마!’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
어린이들은 제각기 창피해서 마음 상했던 일들을 꺼내놓고 그럴 때 비웃지 말라고 부탁 한다. 그러면 다른 어린이들은 그러겠다는 뜻으로 웃음 대신 검지손가락으로 박수를 친다.
그런데 몇몇 어린이들은 재미있어 웃는 것을 비웃음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었다. 예를 들어 맞춤법을 잘 못하는 아이는 글자를 틀리게 읽으면 창피함 때문에 친구들이 비웃는다고 생각하지만, 잘 못 읽은 낱말이 재미있기 때문에 웃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친구들이 재밌어하는 것을 비웃음으로 오해하여 주눅들 필요는 없다.
대체로 비웃음이라고 하면 문제를 비웃는 사람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선 자격지심으로 인해 생기는 오해를 지적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똑똑한 아이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싶을 때, 친구들이 잘난 척한다고 할까봐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도 한다. 잘 못하는 아이들만 창피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똑똑한 아이들도 나름 친구들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내 짝꿍이 최고야>에선 창피, 부끄러움, 비웃음이라는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비웃음이란 해결법 말고도 실내화를 살 수 없는 형편에 놓인 친구와 여동생의 실내화를 나누어 신는 방식도 재미있었다. 색과 무늬가 다른 실내화를 각각 한 짝 씩 나누어 신으면서 둘은 ‘남여공용’이라고도 하고 ‘완벽하게 같은 한 쌍’이라고 한다. 둘 중 한 사람이 여자 실내화를 신었더라면 창피했을 일을 둘이 똑같이 나누어 신으므로 해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개성 있는 실내화를 만들어냈다.
우리 사회도 이 같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이 필요해 보인다. 둘 중 한사람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한 사람의 배려와 양보로 더 많은 사람이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사회, <내 짝꿍이 최고야> 같은 책을 읽고 자라난 어린이들이 만들어 가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