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이현주 지음 / 작은것이아름답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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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얼마 전 직장을 그만 두면서 평소 직장 동려가 추천한 고전 읽기 모임에 다니게 되었다. 이 모임은 8년째 계속 되고 있으며, 불경은 물론 논어 맹자까지 읽고 지금은 성경을 읽고 있었다. 전 신학 대학 철학교수님이 함께 하시면서 읽을 책을 정해주시기도 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면 답을 주시기도 한다. 교수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면서 독일에서 철학을 전공하셔서 서양철학은 물론 유불선에 조애가 깊으시다. 경전을 읽기 시작하면서 집에 있는 잡서를 모두 없애셨다고 하시며. 우리에게도 쓸데없는 책 읽으며 시간 보내지 말고 고전을 읽으라, 권하신다.  


이런 연유로 청소년기 이후로 사라졌던 종교와 진리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하였다. 참 삶, 진리란 무엇인가, 자문을 해보지만 내겐 답이 없고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 내 생각이 여기에 이르니, 주변에 만나는 사람, 보는 책이 모두 그와 인연을 맺는 기이한 현상이 생겼다.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도 그런 책 중 하나다.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을 쓰신 이현주 목사님도 참 삶을 찾아 실천해 오신 분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이 책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처세술이 아니라 지혜를 주는 책이다. 동화작가로도 유명한 이현주 목사님은 이런 지혜는 삶을 통해 얻기도 하지만 옛 성인들의 말씀과 행동을 담을 글을 통해 깨우치고 깨우침대로 살고자 하신 분이다.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는 동화로 다 하지 못한 이러한 삶의 지혜를 어린이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했다. 어린들의 질문이지만 그 답변은 어른들이 읽고 깨우쳐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 책에 실은 ‘참 삶의 길’을 이현주 목사님의 멋진 동화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기계들과 함께 살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의 품위를 잃지 않고 사람답게 살 것인가를 연구하고 그 길을 찾아보는 것이 바로 너희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이 드는구나. 우리 세대가 이른바 좌.우 이데올로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의 갈등과 싸움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의 품위를 잃지 않고 사람답게 살 것인가, 그 길을 찾으며 살아왔듯이.” (책 28~29 쪽)

네 인생은 네가 만드는 너의 작품이야. (책 59쪽)
‘배운 사람은 위로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아래로는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공자님은 말씀하셨지, 내가 보기에는, 텔레비전이나 잡지에서 아무리 얼짱, 몸짱 얘기를 늘어놓아도 그런 말에 휘둘리지 않는, 그 사람이 진짜 얼짱이고 몸짱이다.” (책 60쪽)

요즘 사람들은 ‘하면 된다’는 말을 아무 데나 써 붙여놓더구나!(책 174쪽)
라인홀드 니버라는 신학자가 이런 기도를 드렸어.
‘하느님, 제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시고,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과감하게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고, 이 두 가지를 잘 분별하는 지혜를 주십시오.’ (책 176쪽)

사람들만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지키지 않으면 벌을 주고, 그러면서 살지, 자연세계에는 그런 게 없어요. 요컨대 사람들만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만든다는 얘기지. 게다가 법이라고 해서 반드시 다 좋은 것도 아니야. (책 250쪽)

평화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평화롭게 사는 것이 다 중요하거든. 세상이 왜 평화롭지 못한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는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그런 말이다. (책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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