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하는 아이 고정수 꿈소담이 고학년 창작동화 3
고정욱 지음, 원유미 그림 / 꿈소담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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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데 하필 <말 잘하는 아이 고정수>를 들고 가 눈물 콧물을 빼는 바람에 혼이 났다.
처음 읽을 땐 요즘 아이들 정서와는 안 맞게 마른 대추를 간식으로 먹는다든지, 문맥이 어색한 곳이 몇 군데 있어 심드렁하게 읽고 있었다.
그런데 아빠가 죽어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예배 보는 성당에 들어가 소란을 피우는 장면에서부터 눈물이 쏟아지더니, 지하철마다 다니며 사람들 앞에서 아내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소리치는 장면에선 손수건이 축축해지고 휴지가 수북이 쌓이기 시작했다.
결국, 엄마가 죽고 언청이 고정수가 용기를 내 아버지처럼 지하철에 다니며 어머니가 돌아가심을 알리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회장이 되어 임명장을 엄마 영전 앞에 올리는 모습이 내 아들을 보는 듯 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아동복지센터에서 생활하면서 신체나 정신, 가정환경이 일반적인 어린이들과 다른 어린들과 만났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저 아이가 크면 어떻게 될까? 아직은 어리기에 부모에게 보호 받고 복지센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공부도 할 수 있지만
어른들의 사회는 냉혹하지 않은가 말이다. 지하철 타고 오가면서 허술한 차림의 장애인이나 정신이상자들을 만나게 되면, 우리 아이들도 저렇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런 나의 걱정은 기우일지 모른다. 복지센터 설문 조사지를 작성하는 것을 슬쩍 본 일이 있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월세를 살고 있었는데도 가정에 대해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경제형편이 중간이나 중상이라고 표시한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데도 복지센터에 오는 사람들은 동정어린 눈빛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그래서인지 고학년이 될수록 아이들은 복지센터에 다닌다는 사실을 창피하게 생각한다.
가정형편이 어렵다. 신체인 조건이 다르다. 이런 것들은 보는 사람의 생각이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좌절하는 일은 없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어린이들도 나처럼 이 책을 읽고 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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