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마지막 강의
윤승일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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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마지막 강의>는 랜드 포시가 쓴 <마지막 강의>가 아니다. 랜드 포시 이야기는 여덟 인물의 이야기 중 마지막 부분에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을 뿐이다.

랜드 포시의 <마지막 강의>가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었던 까닭은 췌장암으로 앞으로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고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그 꿈이 어떻게 실현 가능한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인간에게 다가오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죽음 앞에 서있는 사람이 ‘자신은 지금도 내일을 꿈꾸고 있다’는 역설적인 삶의 자세를 보인다. 그런 그의 앞에서 아직도 긴 세월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은 숙연한 자세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청소년을 위한 마지막 강의>에서는 랜드 포시의 꿈의 실현이외에도 산악인 엄홍길, 컴퓨터 의사 안철수, 소프라노 조수미, 생각대통령 이어령, 나눔 전도사 박원순, 역사학자 이이화가 꿈을 어떻게 실현해 왔으며 그들이 이룬 꿈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중학생 아들에게 이 책을 권했더니 산악인 엄홍길 이야기를 읽더니, 이내 흥미를 잃고 책을 손에서 내려놓고 소설책을 찾는다. 나에게 꿈을 실현해 가는 8명의 멘토 이야기가 구구절절한 감동으로 새겨지는데, 정작 꿈을 키워 나가야 하는 아이에겐 관심 밖이라고 생각하니 잠시 답답하게 느껴졌다.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고 가다보니, 이 책 역시 아침형 인간이나 시크릿 처럼, 누구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그러기 위해선 꿈을 키우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며,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라는 따위의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사람만 바꿔 진열해 놓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는 비록 실천은 하고 있지 못하지만, 아이들도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매일매일 엄마한테 듣고 학교나 학원 선생님들한테 듣는 이야기다.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다.

어쩌면 아들은 도전이니, 끊임없는 노력이니, 성공이니, 사회 기여니 하는 것에서 벗어나 책을 찾는 것인데, 자신이 피하고자 하는 것과 대면시켜 놓으니 흥미를 잃고 책을 손에서 내려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 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는 제목이 붙여졌지만, 청소년들 보다 부모들 자녀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으로 보인다는 거다.

그런 선상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앞의 7명의 인물에 비해 랜드 포시 꿈 이야기는 좀 색다른 감동을 준다. 그의 꿈은 앞의 7명이 이룬 꿈처럼 거창하지 않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고난을 겪거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해 보이지도 않다. 그는 아주 소박한 꿈을 꾸었고 우연히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왔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크고 작은 장애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장애를 제거한다. 그러다 보니 마술처럼 꿈이 이루어지고 누군가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멘토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세게 최고의 14좌를 오르지 않더라도, 세계 최고의 가수나, 옥수수 박사나 존경받는 업적이나 대단한 봉사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꿈을 향해 전력질주하기 보다는 랜드 포시처럼 내게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다가 기회가 찾아오면 그 기회를 잡는 것, 그래서 소박한 꿈을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거라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설득력을 얻지 않을까 싶다.

그런 꿈이기에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의 아름다운 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공감 받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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