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엄마가 된 날 작은 곰자리 9
나가노 히데코 지음,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된다. 학교 숙제로 ‘부모님이 나를 낳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적어오기’가 있었다. 그 때 나는 아마 이런 글을 썼던 것 같다.

 ‘넌 12시간 진통 끝에 나왔단다. 무척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지만, 너를 처음 본 순간 그런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단다. 신상아실로 너를 보러가자, 간호사가 너를 안아 보여 주었는데 너도 엄마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던지 갓 태어난 아기가 눈을 버쩍 뜨고 날 쳐다보았단다. 그 순간 내 배 속에서 저런 생명이 나오다니,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쏟아졌단다.’

 아이들은 정말 궁금할 것이다. 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나를 낳았을 때 부모들은 어떤 심정이고 어떤 상황인지. 그럴 때 아빠가 가지고 있는 씨앗 중에 자신이 가장 건강하고 달리기를 잘하는 씨앗이라 태어 날 수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면 자부심이 갖게 될 것이고 엄마 아빠를 비롯한 친척들이 자신이 태어나기를 기대했다는 것과 태어났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 알려주면 충만한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비현실적인 태몽도 아니고 사실적인 기록으로 들려주고 있다. 우리 세대가 부모에게 듣게 되는 탄생이야기는 태몽에서부터 시작한다. 대부분의 태몽은 여자인지 남자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부모의 경우는 용이라든지 봉황이라든지 좀 거창한 태몽을 꾸었다고 했다. 그러니까 우리 세대의 탄생이야기는 사실보다 과장되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엄마가엄마가 된 날>은 엄마가 되는 날 대부분의 엄마들이 경험함직한 일을 한 장면, 한 장면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엄마가 되는 날의 잔잔한 감동을 과장되지 않은 사실적인 언어로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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