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가 온다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32
알랭 M. 베르즈롱 지음, 이정주 옮김, 이민혜 그림 / 시공주니어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은 B형 간염 주사 맞는 날이다. 도미니크는 밤새 무서운 꿈에 시달렸다.

자비에가 교실에서 의자에 꽁꽁 묶인 채 낑낑대고 있고 여자아이들은 흰 가운을 입고 자비에 입을 테이프로 막아 버렸다. 앙토니는 칠판에 반성문을 쓰다가 철자가 틀려 지우개로 지워졌다. 하마 같은 주사기 아줌마는 두툼한 스펀지를 하마가 목욕하고 있는 양동이에 푹 담가 물을 흠뻑 적셔 도미니크의 오른 팔을 마구 문질렀다. 주사기 아줌마는 qY족한 주사 바늘을 도미니크 팔을 겨누며

“가만있어! 하나도 안 아플 거야....., 라고 말할 줄 알았지? 웃기시네!”

기분 나쁘게 웃는다.

악몽에서 깨어난 도미니크에겐 악몽이 계속된다. 예방주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사 맞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아직 어린 어린들은 더욱 그렇다.

얼마 전 내가 다니는 센터 아이들도 건강검사를 받고 주사를 맞았다. 내가 센터에 도착하자 이제 2학년 올라가는 아이들이 몰려와

“오늘 00가 주사 안 맞겠다고 울었어요. 그래서 안 맞고 그냥 왔어요.”

라고 큰 소리로 일렀다.

00는 아이들과 내 시선을 피해, 하고 있던 학습지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는 일부러 아이들의 말을 건성으로 들은체하고 화제를 돌렸다. 나중에 복지사님께 00 때문에 얼마나 고역을 치우었는지 들을 수 있었다. 00는 동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예쁘게 생긴 사내아이데 조금한 일에도 자주 운다. <주사기가 온다.>를 읽으면서 그 날 일이 생각이나 00에게 꼭 읽힐 참이다.



이 책을 주면 00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자기처럼 다른 아이들도 무서워 한다는 걸 알고 자신감을 얻을까? 예방주사를 두고 아동학대 들먹이고 들것을 준비 달라고 야단법석 떠는 아이들을 우습고 한심하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아이들 느끼는 공포심에 공감할까? 그도 아니면 더 이상 주사기를 무서워하지 않을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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