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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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리외르란 제본업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오늘날엔 ‘특별한 한 권을 위해 제본하는 수공예적 예술’이라는 아트 장르로 보고 있다. 도서전에서 볼 수 있었던 ‘북아트’가 우리에겐 생소했던 반면 유럽에서 오랜 전통을 갖은 예술 장르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수많은 신간 서적이 쏟아져 나오니 책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부해 졌다고 할 수 있지만, 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의 양식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책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 바로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이다.

자기가 보던 식물도감을 소중히 여기는 소녀와 그런 소녀의 마음을 알아주고 소녀만의 특별한 식물도감을 제본해 주는 를리외르 아저씨, 책은 오랫동안 멀리 떨어져 있는 낯선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주고, 노인과 아이를 이어주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런 기묘한 만남과 소통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어 그림책을 읽는 묘미를 제대로 살리고 있다.

400년을 살아 온 아카시아 나무를 보면서 꿈을 키웠던 를리외르 아저씨께, 책을 제본해준 고마움의 표시로 소녀는 자신이 키운 아카시아 묘목을 선물한다. 400년이 넘은 아카시아 나무처럼 꿋꿋이 전통을 지켜온 를리외르 아저씨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녀는 꿈과 희망을 의미하는 아카시아 묘목을 선물한 것이다. 전통을 잊지 않고 삶의 양식을 지켜 나가면서 새로운 꿈을 키우겠다는 잔잔하면서도 철학적인 메시지가 전하고 있다.

그림이 글의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그림으로 전체 스토리를 이끌어가고 있어, 그림책을 읽는 재미를 백분 활용한 수채화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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