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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아이들 - 인권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 이야기
김정연 외 지음, 김준영 그림, MBC W 제작진 / 아롬주니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얼마 전부터 금요일 밤 11시 50분MBC에서 하는 W를 보고 있다. 너무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요즘처럼 책 읽는 시간 내기 어려운 때엔, 세상 읽는 감각을 익히려면 TV를 골라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거울속의 아이들』은 MBC에서 제작한 W 중 어린이 인권문제를 다룬 것만 모아 만든 책이다. 아프리카의 마녀 사냥, 케냐의 조혼 같은 악습으로 자신의 꿈을 펴보지도 못한 채 운명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아이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거리를 나선 태국 말라이와 인도의 채석장 아동 담보 노동으로 유린당하는 아이들. 문제는 이런 아이들이 가족이나 국가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의 지원 아래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으며 잘 못된 풍속으로 부모로부터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는데 있다.
다섯 꼭지의 이야기 중에 네 번째 이야기 ‘희망을 주하는 오케스트라’ 는 드라마틱한 감동을 준다. 가난한 처지에 놓인 빈민가 아이들이 클래식 악기 연주를 배우면서 새로운 삶을 찾아간다는 영화 같은 실제 이야기다. 부유층이나 접할 수 있는 클래식 악기를 아이들에게 익히게 하고 음악을 통해 마음을 교화시키는 일이 베네스엘라의 시스테마란 음악 교육 단체가 하는 일이다.
우리나라도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학과와 관련된 방과후 수업에 그치고 있다. 이왕 지원 사업을 하는 거라면 학생 개별의 특성을 살리는 지원을 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들이 학습의지가 있다면 인터넷 등을 활용한다면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학습에 의지가 없는 아이들인데 이런 경우 아이들이 좋아하는 한 가지를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장치나 단체를 마련해 지원한다면,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거울 속의 아이들』에 아이들이 당하는 인권유린이 그 나라의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다수의 어린이들이 겪는 일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어린이들이 대한 횡포나 무관심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한다. 자연과 차단된 환경,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없이 학원을 전전하는 사회구조 등 겉으로 보기엔 호사처럼 보이지만, 인권을 유린당하면 강제 노동과 관습에 억매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