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을 읽는다는 일. 한 장의 사진 너머엔 여러 가지의 전후 장면이 있다. 사진관을 둘러싼 제주의 풍경이 담백하게 펼쳐진다. 제주엔 드물게 함박눈도 왔다.

제주의 돌, 문어빵, 대왕 꾸물럭(문어), 주상절리케이크, 목포의 할망, 아름다운 해안사구, will do.

어떤 사진이든, 열심히 찍다보면,

코발트 빛 바다, 여행의 끝에 삶이 시작된다. 늘.

p343 점필이라고 하는 거예요. 점자를 쓰는 연필 같은 거죠.
p344 사진을 매번 이렇게.
p359 어수다. 어떵 살코 저들어마씸.
​p378 사람은 누구나 혼자살지만,

때때로 서로를 ..

p379 먹주 지꺼지.

계속 하쿠타로 발음을 했나보다. 조금씩 다시 읽으니 정이가는 책이다. 제주어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니 좋기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컨텐츠, 쇼핑, 뉴스, 게임까지 소셜미디어로 둘러쌓인 시대적 변화. 중독경제란 새로운 물결속에 우린 무엇을 걸러내고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그런 우리에게 바야흐로 스스로를 위한 생존전략이 필요불가결 해졌다.
중독디자인을 알면 조금씩 개인의 해법도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바이러스보다 훨씬 강력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기게 만드는 기술들 앞에 휴먼임을 해독될 권리를 내세울 것을 책은 촉구한다.

소비에 대한 욕구 중 미루는 습관이 눈에 들어온다. 정말 미루기, 지연의 대가인 내 습관도 펼치면 한 권의 디톡스 책이 될런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이터 너머에 있는 진짜 사람에 대한 진심과 진실성,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제공'(307쪽)

3장은 비즈니스 전략(?!?). 마이크로 어딕션, 디지털 디톡스(디라벨) 등 트레이드 조, 29CM, 비핏 서울, 당근마켓까지 나름의 소우주를 만들 것을 (큐레이테인먼트) 권한다.

사업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에겐 조금 원치않는 추가적인 비스니스한 전략일 수는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그 사이쯤이라 해두고는 싶지만. 변해가는 시대에 무언갈 시도한다는 일이 늘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다. 자본을 투입하면 해결이 될지도 사실 정확하지도 않다. 빅테크기업 사이의 유니콘이나 스타트업까진 하지만 너무 먼 시험인것만 같고, 그저 작은 실험들은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오프라인 상점에 어느 정도의 디지털 기술을 결합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기 저기서 목격되는 무인상점이 답인지 키오스크같은 걸지 시간은 여전히 우릴 앞서가기만 하고, 갓 대학에 입학해 컴퓨터 타자속도를 늘려가던 1995년 이래로 30년 가까이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디지털 속에 길들여져 온 시간이 그 만큼 길었다는 자각은 하루에도 수십번은 들곤한다. 화면에 잠긴 두 눈은 자주 침침하고, 그럼에도 관련 정보들을 여전히 확인하고, 정리할 sns는 하루의 숙제가 된다.

알고리즘의 세상속에서 그나마 얼굴을 마주할 이웃이 있다는 게 작은 위안인 요즘. 무언가 희망의 언어를 찾고 싶은 마음도 쉬 사그라들지는 않아 다행인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골에서 두 어 달을 외롭게 지낼 땐 주위가 모두 식물들이거나 작물들이었다. 나는 아직 언어가 유창하지 못한 어린 꼬마여서 그저 초록이나 흙빛에 둘러 쌓였는데. 어느 순간 파란 색이 눈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말이다. 내 눈은 갑자기 분명히 그 순간 흐려졌었다. 하늘과 구름의 파랑이 몹시 마음과 달리 평화롭기만 했기 때문이다.
엊그제 꽃차를 시음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꽃은 마침 도라지꽃. 작은 잔은 파랗게 꽃물이 우러났다. 그 시절 이후로 줄곧 동물은 조금 많이 내게는 어떤 식으로는 조금 무서운 존재였다. 식물과 다르게 예고도 없이 움직이고 소리를 지름이 때로는 작은 생물이라고 해도 내 심장은 쿵쾅대기 좋았다. 심지어는 누렁소가 눈망물만 꿈쩍꿈쩍 할뿐인데도. 마치 내게 무슨 말이라도 해버릴 것처럼 눈은 살아있고 우주라도 담겨있을만한 까만색 이었다.
그렇다고 식물이 아무런 감각체계를 갖지 못한 건 아닐텐데도 늘 식물을 작고 마음 편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은 누구든 비슷한 감정은 아닐까. 작은 위안과 같은 식물을 좋아하고,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이 한구석엔 자리하고 있었고, 식물 그림이나 초록은 늘 좋았다. 머무르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 늘 식물같은 뿌리 내림을 생각하게 된다. 최근에 난 제법 오래 자리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과 이 곳에서 가능한 이야기들에 오래 귀기울이고 싶다. 진작 그래야 했음에도 늘 그럴 수 그러지 못했음이. 누구의 탓은 아니다. 그저 바람이 이끄는 데로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던 시간들에도 나는 늘 감사하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그걸로도 충분히 내 삶은 값지다.
인생의 답을 찾아 보는 다양한 방법 중 저자가 택한 식물을 통한 방법들이 퍽 흥미롭고 멋졌다. 나도 책을 매게로 사람들과 더 소중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식물같이 다정한 사람은 담백한 색깔일 것이다. 요즘 나는 말이 조금은 많아지고, 분주하게 모든 상황들을 서둘러 통합하고 싶은 욕심을 가진다. 좀 더 식물성을 회복할 그런 시기임에도. 다시 식물을 생각할 지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 이탈리아 복원사의 매혹적인 회화 수업
이다(윤성희)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리아, 영혼의 잠재력.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속 천사, 그리고 열린 문, '신'이 아닌 '신과 교감하는 인간' 을 그린 안젤리코. 행복을 그린 필리포 리피, 마사초가 그려낸 사람들, 코시모와 도나텔로.
지성, 사랑, 인문, 자연, 심리, 불안, 감각 등 13개의 주제로 이탈리아 회화를 읽는 사랑스러운 책,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을 읽는다.

보티첼리의 봄과 요리사 다빈치. (오렌지를 곁들인 장어구이. p210) (이 폭탄 발언을 듣고 어느 누가 음식을 먹을 수 있었을까요 p211)

- 입방체 원근법에 대해. p215


세기의 명화가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배웠기에, 현대의 이탈리아 복원사들은 쉽게 지워지는 수채화 물감을 사용합니다. p228

복원 수업을 한 두시간 들은적이 있다. 이탈리아에서 수학한 복원사 이다는 현재 미술사 강의 전문회사 '이다 아트 스쿠올라' 대표. 저자의 미술강연은 유튜브 '피렌체 이다'로 시청할 수 있다.

인간 탐구로서의 미술은 진지하고 성찰적인 무엇이다. 가볍게 들떠야만 하는 현대인의 마음이나 성찰하고 기도하는 중세의 마음이나 인간 내부를 향한 탐색이라는 인문적 가치는 회화일 때 가장 극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게 분명해 보인다.
지금의 우리는 어떤 매체로 남겨지는 걸까. 데이터 한조각의 양식을 복원하는 색체/기록 마술사들같은 SF소설이 퍼뜩 떠오른다.

이상적인 원근법은 인간의 눈보다 살짝 낮게 그리는 것입니다. ..그는 최고의 아이디어는 상상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보여주었죠. p217

마치 내 앞에 실제 있는 것처럼 그려서 현실을 '경험하는' 그림의 세계를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p2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