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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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 아테네를 떠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플라톤은 서양 문명의 가장 오래된 학문 연구기관인 "아카데메이아"(아카데미아)를 창설, 스승의 대화를 기록한 위대한 저작을 남겨 놓았다.

언제나 읽을 수 있을까 싶었던 플라톤의 저작을 통해 나또한 성인 소크라테스를 비로소 스승으로 삼을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플라톤의 아카데이아에서 기원전 84년 아리스토텔레스가 배출되었으니 스승의 사상을 후세에 오래도록 전달하기 위해 매진한 플라톤의 삶에도 동시에 경의를 표하는 게 좋겠다.

변명, 크리톤, 파이돈과 향연의 네 편이 수록된 플라톤의 대화편 중 가장 인상 깊은 글은 그 중 파이돈이었다. 육체와 정신에 관한 철학적 시선과 크고 작음의 분별을 배운 것으로도 마음이 벅찼다.

마을학교에 참석하고 있었던 올 해, 오늘 플라톤의 이 초록색 책은 나와 함께 하동으로 견학을 다녀왔다. 푸르게 빛나는 섬진강의 물결과 모래톱이 햇살에 반짝였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 어느 위치나 장소에서건 우리 몸은 영혼을 떠나 한 권의 책 속에 머물 수도 먼 언젠가의 추억에 잠기기도 아직 오지 않은 미지의 가깝고 먼 순간에 이르기도 한다.

몸살기운에 약을 먹고 출발했던 여정중에 파이돈의 한 구절 들을 비몽사몽으로 읽어내려가고 있었다. 집에와 다시 만나는 파이돈의 나머지 장면들은 무척 따뜻하고 감미로왔다.

111쪽. 진정한 의미에서의 절제로 보이는 것도 사실 그 이면에는 그런 동기가 작용하고 있다네. 그러니까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즐거움에 지배당한 상태에서 그 즐거움을 잃게 될 것이 두려워서 어떻게든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다른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지.

211쪽. 아케크라테스, 우리의 동반자,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본 사람들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게다가 가장 지혜로우며 가장 저의로운 인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그런 분의 최후는 이러했소.

책의 순서도 무척 조화롭다.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당신도 눈부신 날 언젠가 꼭 읽어내려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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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랑스런 옛 물건 - 낙랑시대 상다리부터 대한제국 베이킹 몰드까지, 유물을 만끽하는 새로운 감상법
이해인 외 지음 / 책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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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브랜드 '이감각'에선 어떤 작업이 이루어 지는 걸까 궁금해졌다. 온고지신이란 말을 오늘 오전에 다시 들었는데, 이들의 작업이 바로 그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통이라 불리는 박물관 전시실의 물건들이 하나씩 소환되어 그것의 현대적인 미감을 자신의 관점들로 해석하고, 분류하여 정리한 책이다.

프롤로그의 설명이 좋다. 북유럽 디자인이나 자포니즘, 아메리칸 스타일은 있는데 한국 디자인이 무언지 고민한 흔적. 서양 디자인사를 배운 이들이 향한 곳은 우리의 박물관.

각 유물들은 홈데코, 퍼니처, 다이닝, 데스크, 패션, 아웃도어 등으로 분류했다.

청자나 백자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체 부분에 걸쳐 언급된다. 고려의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에 수록된 향을 즐기는 장면, 청자 투각 칠보모늬 향로의 세 마리 토끼, 이 책으로 처음 접한 백자 투각 연당초문 향로는 개구리가, 청자 참외 모양 병은 나도 모르게 그림으로 그려 두었다.
(작년부터 도자기나 금동보살 같은걸 한번씩 수채화로 그려보는 중이다. )

국립고궁박물관의 앙증맞은 시계는 카톡 프로필 배경으로도 넣어 두었다.

몇 가지 책에 소개된 유물 중 더 소개하고 싶은 물건은 정조대왕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는 벼루 하엽연. 가로 길이만 81cm의 대단한 스케일의 애완물.

벗에게 시를 보내는 통이었다는 죽제용기, 꽃모양 대나무 지통, 장옷과 버선, 우산대신 쓰던 방수모자 갈모, 호랑이 표정이 귀엽기 까지한 남자 어린이 두건 호건, 겨울 패션 아이템 남바위, 길이가 짧아진 통치마 깡동치마, 수행 승려들의 텀블러(?!) 청동 은입사 정병과 향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았던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도 그렇고, 금도금 잔과 잔받침,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 청자 두 귀 병 그리고 청자 원숭이 모양 도장까지. (고려시대에 귀족들이 원숭이를 애완용으로 길렀다고 한다. )

휴대용 앙부일구, 휴대용 묵호와 붓. 나침반과 묵직해 보이는 찬합, 물고기와 수초가 담긴 대야 세, 백자 양각 매화문 탁잔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벽걸이와 조선표 카펫 모깔개, 용과 도깨비. 토끼와 달이 어우러진 은제주전자, 대한제국의 베이킹 몰트는 그 시절 조선인들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 그자체다.

고궁박물관이나 박물관의 여러 시대별 관에 분류되어 서로 교류하기 힘든(?) 옛 물건들을 한 자리에 소환하여 우리 옛 물건들의 디자인적인 기원을 확인하고 한국의 미감에 대해 이해하면 우리의 것은 이미 사랑받아 마땅한 유물임을 넌지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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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랑스런 옛 물건 - 낙랑시대 상다리부터 대한제국 베이킹 몰드까지, 유물을 만끽하는 새로운 감상법
이해인 외 지음 / 책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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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브랜드 '이감각'에선 어떤 작업이 이루어 지는 걸까 궁금해졌다. 온고지신이란 말을 오늘 오전에 다시 들었는데, 이들의 작업이 바로 그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통이라 불리는 박물관 전시실의 물건들이 하나씩 소환되어 그것의 현대적인 미감을 자신의 관점들로 해석하고, 분류하여 정리한 책이다.

프롤로그의 설명이 좋다. 북유럽 디자인이나 자포니즘, 아메리칸 스타일은 있는데 한국 디자인이 무언지 고민한 흔적. 서양 디자인사를 배운 이들이 향한 곳은 우리의 박물관.

각 유물들은 홈데코, 퍼니처, 다이닝, 데스크, 패션, 아웃도어 등으로 분류했다.

청자나 백자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체 부분에 걸쳐 언급된다. 고려의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에 수록된 향을 즐기는 장면, 청자 투각 칠보모늬 향로의 세 마리 토끼, 이 책으로 처음 접한 백자 투각 연당초문 향로는 개구리가, 청자 참외 모양 병은 나도 모르게 그림으로 그려 두었다.
(작년부터 도자기나 금동보살 같은걸 한번씩 수채화로 그려보는 중이다. )

국립고궁박물관의 앙증맞은 시계는 카톡 프로필 배경으로도 넣어 두었다.

몇 가지 책에 소개된 유물 중 더 소개하고 싶은 물건은 정조대왕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는 벼루 하엽연. 가로 길이만 81cm의 대단한 스케일의 애완물.

벗에게 시를 보내는 통이었다는 죽제용기, 꽃모양 대나무 지통, 장옷과 버선, 우산대신 쓰던 방수모자 갈모, 호랑이 표정이 귀엽기 까지한 남자 어린이 두건 호건, 겨울 패션 아이템 남바위, 길이가 짧아진 통치마 깡동치마, 수행 승려들의 텀블러(?!) 청동 은입사 정병과 향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았던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도 그렇고, 금도금 잔과 잔받침,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 청자 두 귀 병 그리고 청자 원숭이 모양 도장까지. (고려시대에 귀족들이 원숭이를 애완용으로 길렀다고 한다. )

휴대용 앙부일구, 휴대용 묵호와 붓. 나침반과 묵직해 보이는 찬합, 물고기와 수초가 담긴 대야 세, 백자 양각 매화문 탁잔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벽걸이와 조선표 카펫 모깔개, 용과 도깨비. 토끼와 달이 어우러진 은제주전자, 대한제국의 베이킹 몰트는 그 시절 조선인들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 그자체다.

고궁박물관이나 박물관의 여러 시대별 관에 분류되어 서로 교류하기 힘든(?) 옛 물건들을 한 자리에 소환하여 우리 옛 물건들의 디자인적인 기원을 확인하고 한국의 미감에 대해 이해하면 우리의 것은 이미 사랑받아 마땅한 유물임을 넌지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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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나도! 자바 - 지금 시작해도 괜찮아
이지선 지음 / 성안당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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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에 발표된 자바 언어는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라고 하며 개발자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언어. 현재 버전은 12가 최신이며 11이 가장 안정적인 버전이라고 한다.

자바 컴파일러인 JDK를 오라클에서 다운로드 하여 설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환경 변수에 JAVA_HOME를 추가. 그리고 이클립스재단 사이트에서 이클립스를 다운로드하여 설치한 후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해 본다.

변수, 자료형, 추가 설명인 주석. 계산을 위한 연산자, 조건문과 반복문, 배열과 문자열, 메소드, 클래스와 객체, 상속, 패키지와 접근제어, 추상 클래스, 유용한 패키지와 클래스, 오류에 대한 예외처리, 입출력과 제네릭스.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도록 하는 기능 스레드, 버전8에서 추가된 람다 표현식과 유용한 자바 문법 열거형과 코드의 가독성을 높이는 이노베이션.

273개 코드와 읽히는 자바. 비전공자에게 여전히 너무나 어렵게 다가오지만, 이런게 자바구나. 하고 찬찬히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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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고호 지음 / 델피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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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과 평양 창전동 사이의 접속. 책을 읽고보니 영화 <동감>의 한 장면같은 서로 다른 시대의 대화를 낯선 글씨로 들려주었던 책이었다.

남북관계가 조금 진전이 있었기에 이렇게 현실적인 단어로 목소리로 알고 있던 북한의 말을 촘촘하게 전해들을 수 있어 조금은 색다른 구석이 있었다.

잇디 말라/되갔지?/아임네까? ..

걸려오는 쪽은 1996년. 받는 쪽은 2019년. 23년의 간극. 과거의 사실들을 검색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남쪽의 92년생 나와 북녁의 80년생 설화. 19년의 설화는 마흔이어야 하고, 전화 너머의 96년의 설화는 열 일곱.

86년생 고호의 첫 소설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는 현실과 과거가 교차하며 남과 북의 관계를 다른 시선으로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젊은 이들에게 소원은 뭘까. 취직하고 돈벌고 원하는 곳에 필요한 돈을 쓰기를 원하지만, 남과 북 같은 이미지들은 떠오르지 않는 세대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할어버지 할머니 세대는 아직 전쟁과 분단의 기억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는 전후세대란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남한의 이산가족 신청자 중 절반의 가족들이 돌아가시고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 또한 82세의 고령. 냉전도 이미 오래전에 끝나버렸고, 남북의 대화와 협력은 주변국의 이해관계 속에서라도 무르익어 갔으면 좋겠다.

어제 막 읽었던 책에서는 '탈남'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여전히 우리사회의 평화나 화해에 또다른 걸림돌이다.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탈북자를 2등 국민 취급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는 제3국으로 옮겨간 탈북민의 이야기였다.

몇 해 전 보았던 <무산일기>라는 영화는 2010년의 탈북민을 다룬 영화였었다.

시대에 따라 또 우리의 이해와 어떤 관심..에 따라 남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이 작은 소설처럼 새롭고 다양한 관점의 교류와 변화를 통해 다가올 것 같다는 작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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