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자 와니니 9 - 암사자 말라이카 창비아동문고 350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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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이야기 도착, 첫 권을 함께 읽던 어린이들처럼 암사자 무리들도 성장했겠지요. 어떤 형태와 내용인지 어떤 무리를 구성했는지 몹시 궁금하고 기대가 큽니다.




 

어떤 일은 그랬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로지 스스로만이 스스로를 구할 수 있었다.”

 

와니니 시리즈의 매력은, 동물을 의인화한 작품임에도, 무심해서 냉정하게 느껴지는 야생의 삶을 절감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인간은 성장과 노화와 죽음에 관해 지연과 회피의 여러 장치를 고안했고 끝없이 불멸을 갈망한다. 그런 자연스럽지 못한사고와 방식이 다양한 복잡한 감정적 통증을 유발한다.

 

인간 독자가 읽으라고 한 작품이니, 다양한 인간적 감정들도 드러나지만, 어찌 보면 그건 인간의 허망한 욕심을 더 생생히 느끼는 촉매들로 작용한다. 성장하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성체 - 어른 - 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사별이라는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어때야 하는지.

 

한 가지 정답은 없지만, 믿고 애쓰고 때론 침묵하고 또한 스스로 살아 내야 하는 모든 순간들이, 인간사만큼이나 극적으로 펼쳐진다. 어쩔 수 없는 일들 앞에서, 그렇다고 멈추거나 그만 두지 못하는 삶의 함정들이 참 서럽다.

 

초원 어디에도 슬픔이 깃들지 않은 곳은 없다. (...) 뼈아픈 기억을 사라지지 않을 터였다.”

 

애착을 가진 캐릭터들이 고초를 겪으며 살아 온 시간이, 개체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떠난 이후의 시간이, 책 속 초원의 풍경으로부터 나와 내게 기억된 모든 시간 속에 함께 하고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도 그 사이의 이별들도 그렇게 머물다 기억의 담지자들과 함께 사라진다.

 

동화를 읽다가 크게 울 뻔했는데, 그냥 울 것을 그랬단 생각도 든다. 한 해를 자 마무리하고 보내야하는 연말이라서 감정의 공명이 더 크다. 열심히 달려 온 삶이었을까, 쉽지 않은 바람에도 맞서 달려본 삶이었을까, 어떤 순간들은 타인의 기억처럼 흐릿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10권을기다리며


 

* 출판사 제공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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