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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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이상적인 약국의 모습이란 (...) 거리를 걷는 누구라도 잠시 들러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주소: 도쿄 이타바시구 시무라사카우에역 앞 길모퉁이, 히루마 약국.

 

도쿄에 방문하고 싶은 약국이 생겼다. 1923년 생 약사가 계신 곳이다. 다정한 처방전을 제대로 받으려면 어딘가 불편한 곳 이외에도, 전생에서 배운 듯한 일본어를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가보고 싶다.

 

오늘 하루에 관심을 갖고, 오늘을 진심으로 대하자.”

 

모르는 건 배우고, ‘옛날이 좋았지같은 말은 쓰지 않으려고 늘 신경 쓰고, 젊을 때는 고집이 셌지만, 오히려 나이 들어 더 물러진. 사과를 빨리 하는, 후회와 집착 대신 가볍게 살고자 앞만 보고 사는 사람.

 

살아남았다는 것은 살아가야 할 삶이 주어진 것입니다.”

 

예전엔 한 곳에서 오래 사는 일이 달갑지 않았고 지겨울 거란 생각이 컸는데, 가만 보면 한 순간도 한 사람도 새롭지 않은 것이 없다. 상황은 고정되는 법이 없으니까. 얼마나 많이 깊이 살아보는가가 삶의 내용을 바꾼다는 생각.

 

우리는 늘 누군가와 함께 존재해야 합니다.”

 

약사가 처방하는 약 중에는, 충분히 쉰 다음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거나,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일도 있다. ‘손님이라고 부르지만, 이웃과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렇게 확고하게 미칠 리 없는 생각이다.

 

나이가 든 약사가 할 수 있는 일 중에는 늙어서도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젊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것도 있을지 모릅니다.”

 

남은 인생이 얼마 되지 않아서 앞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는 농담 같은 진담에 크게 웃었다. 불안과 걱정이 많고, 확률적으로 계산하면 어느 정도의 미래까지는 대비해야한다고 굳게 믿는 독자의 경계심이 조금 낮아진다. 어쨌든 살 수 있는 건 길게 봐야 하루뿐.

 

하루하루 오늘이 시작이자 끝과 같습니다.”

 

한동안 에세이가 안 읽혔는데, 멋진 저자의 글을 만나서 다행이고 읽을 수 있어 고마운 시간이 즐거웠다. 만나고픈 할머니 약사의 다정한 책... 강건과 건필을 바라며, 응원과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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