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쿠로와 함께한 여름
하토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평점 :
“마음이 전해지길 간절히 바라며 오래오래 쓰다듬었습니다.”
애도에 필요한 시간은 각자의 몫이다. 어떤 위로도 어떤 결심도 잠길 듯 차오르는 슬픔을, 한순간 흐르기 시작하는 눈물을, 식초를 삼킨 듯 시리고 아픈 고통을 막을 수는 없다.
태어나보니 개오빠가 있었고, 어린 시절 사진마다 똑같은 표정으로 웃는 사진들이 가득했던 나의 첫 사별은 반백이 되어도 ‘펫로스 증후군’이란 진단으로 아무 위안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더 오랜 시간을 산다는 건 무감하고 무심해지는 것이라서, 슬픔은 뭉툭해지고 고통은 옅어진다. 어느 날부터는 생생한 촉감과 체온을 느낄 정도의 꿈 속 재회가 아니라면 눈물이 흐르지 않게 된다.
30년 전 내 상황과는 많이 다른 관계와 현실이지만, 사별이라는 속수무책을 겪는다는 것은 같아서, 결말을 알아서 슬프고, ‘그 이후’가 너무나 궁금해서 자꾸만 물을 마시며 한 장 한 장 조문하듯 보았다.


“현실은 언제나 상상보다 잔인합니다.”
사망 직후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를 원망하고 자책하는 심정이, 무력감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시간들이, 솔직하고 익숙해서 위로를 뭉텅 받는다. 같은 언어로 소통할 수 없어서 겪는 간병의 어려움에 공감한다.
무엇보다 함께 하는 가족들 간의 입장, 태도, 상황의 차이들에서 오는 고민에서 배운다. 많이 사랑할수록 많이 미안해하는 다정한 모순을 생각한다. 인간의 세계에서 인간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준 동물로 인해 인간은 서로를 배우고 이해하게도 된다. 선명한 결론이 반갑다.


“지금을 살면 돼.”

.................................

! 죽음에 이를 때까지 학대... 동료 시민 여러분, 이런 폭력을 꼭 범죄로 단호하고 합당하게 처벌할 수 있는 인간 사회에서 함께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