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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 - 103세 할머니 의사의 인생 수업
글래디스 맥게리 지음, 이주만 옮김 / 부키 / 2025년 6월
평점 :
“삶이란 우리가 거침없이 에너지를 사용하며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감동적인 진화의 과정이다.”
86세에 은퇴한 후 강연하고 100세에 집필을 시작한 102세의 의사, 앞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10년 계획도 있다. 초능력자처럼 느껴지는 저자다. “건강과 행복을 누리기 위한 6가지 비밀”을 들려준다고 하니 몹시 궁금하다. 안다고 다 따라할 수 없는 비밀은 늘 있지만.
무엇보다 아주 오래 궁금했던 ‘holistic’이란 단어를 어떻게 의학 속에서 개념화하고 활용하는지 기대가 크다. 경험상 뜻을 정확히 아는 이도 드물고, 들어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이 책에는 ‘전인적’이라고 번역된다.* 필연적으로 “관점 전환”이 따를 것이다.
* 전인의학: holistic이라는 말은 ‘whole’(전체)과 ‘holy’(신성한)가 결합한 단어지만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
“건강과 행복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어우러져 살아갈 때 느끼는 생명력과 직결되어 있다.”
저자의 삶과 이력이 드러내듯, 무척 적극적인 방식의 삶의 태도를 권한다. 다행히 간단한 수련법과 명상 수행 프로그램을 함께 제시한다. 단 하나의 정답 대신, 무엇이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이용하라고 격려한다.
저자는 살아갈 이유, 창조적인 생명력을 ‘생기’라고 부른다.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통해 생기를 찾고 살아온 저자의 권유는 어쩌면 다 맞는 말일 것이다. 어쩌면 인간에게는 과학적 사실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 굳건히 노력하는 활동이 생명에 필수적일 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직접 상담한 여러 사례들을 읽다보면, 설득을 강요당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거나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될 수는 없을 듯하지만, 그건 내 깜냥의 문제다. 함께 읽은 다른 독자들의 글도, 이 책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갈 각자의 삶의 무늬도 무척 궁금하다.
모쪼록 인류 공동체가 살아가는 방식이 나와 서로의 생명력에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그런 풍경이길, 상호작용이 부담이나 상처가 되지 않기를, 그런 사회에서 미래 세대가 지금보다 더 안전하게 살아가길 나도 함께 바란다.
“각자가 줄 수 있는 것들을 들고 서로 앞에 나타날 때 우리는 생명력을 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