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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선물 가게 ㅣ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4년 11월
평점 :
#서평단 #협찬
꿀잠을 잔 게 언제였지... 아는 이들 중에 꿀잠 자고 사는 사람이 귀하네... 읽는 것만으로 꿀잠이 올 선물 같은 소설일까, 몹시 기대!

“그 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게, 그저 버티고 견디는 게 아니라 점점 회복하는 과정이 될 수 있게 노력해보겠습니다.”
수면부족은 생존에 치명적으로 유해하다는 점에서, 잠을 잘 못 잘 정도로 걱정과 아픔과 상처가 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다. 꿀잠을 자게 돕는 이들과 아이템을 파는 가게가 있으니, 다양한 이들이 가게를 찾아오거나 출장을 가기도 하는 구조다.
각자의 에피소드가 깊고 오래된 원인을 가지고 있어서, 사회적 페르소나를 내려놓는 잠든 상태일 때에만 그 원인을 찾아 꿈속을 살펴볼 수 있다. 오슬로와 자자가 타주는 꿀 차의 맛이 엄청 궁금하지만, 타인의 고단한 삶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내 기분도 차분하게 한다.
“꿀에는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답니다. 조금 후에 스르륵 잠드실 수 있을 거예요.”
잠을 잘 못자는 건 남부럽지 않게 겪으며 살아왔다. 온갖 의학 정보와 일상 관리 팁을 접했고, 수면유도제도 복용해보았다. 어릴 적엔 일상과 전혀 다른 모험 같은 꿈이 좋아서 잠자는 시간이 행복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간신히 잠든 밤에도 반가운 꿈은 없었다(기억하지 못했다).

어둡고 무거운 사람은 꿈의 풍경도 그러하다. 부엉이 자자의 시선으로 본 인간의 꿈속은 말하지 못한 개인사가 기록된 비밀 일기장 같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이가 만든 꿀잠 아이템은 하나같이 탐나는 것들이라서, 작품 속 캐릭터가 부러워질 지경. 특히 새털구름 양말과 기억의 팔찌!

마침 오늘은 보름달을 볼 수 있는 밤이다. 달을 찾아보고 나도 꿀잠을 자도록 애써봐야겠다. 신비로운 달빛의 힘으로 아기 부엉이 자자가 살아서, 인간들이 꿀잠을 자도록 돕는 조수가 되었다. 오슬로와 자자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