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창비청소년문학 135
이라야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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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엄마하고 부를 수가 없었다. 그 단어는 내 심장에서 재가 된 지 오래였다.”

 

재밌는 전달방식을 갖춘 드라마 같은 멋진 이야기다. 이해한다고 하지만, 실체적인 삶의 면면이 짐작과는 어떻게 다른 지를 겸허히 받아들이게 하는 직설적인 화법의 르포 같기도 하다. 쿡쿡 찔려가며 부족한 시선과 태도를 배웠다.

 

나는 죄책감에 울고 또 울다가 서로 의지하고 지켜 줘야 한다는 아빠의 성난 말이 내게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내 눈물은 말라 버렸다.”

 

작품 속 어리석고 약한 어른들을 좀처럼 마음껏 지적하고 미워할 수가 없다. 도리어 청소년들에게 어른들도 잘난 것 없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부탁하고픈 비겁한 심정이다.

 

엄마랑 친할 수 없고 사랑하는 관계가 아닌 건 아프지만, 엄마가 용서가 안 될 때는 용서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

 

눈 밝은 어른은 자기 아픔을 감당하는 중에도, 어른들 옆에서 틈에서 더 날카롭게 아픈 아이들을 알아본다. 그 아이들 옆에 든든하게 버텨주기도 한다. 아이의 가능성도 알아보고 돕기도 한다. 그렇게 누군가를 구원하기도 한다.

 

우리 집 아이들을 보면서도 배우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부족하거나 약한 존재가 아니다. ‘어리게 - 불쌍하거나 어리석게여겨서도 안 되고 그럴 이유도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애정을 건네주면 아이들은 좀 더 즐겁게 자란다. 어른들을 오히려 부축하며 각자의 아픈 구석을 안고서도 함께 살자고 격려한다.

 

허술하고 약한 어른들과 파이트할 줄 아는 생명력이 반짝이는 아이들이 함께인 작품이라서 참 좋다. 청소년 문학을 우리 집 십대들보다 더 오래 읽고 배우며 살고 싶다. “파이팅이 자주 필요한 현실에 분명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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