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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ㅣ 고전의세계 리커버
존 스튜어트 밀 지음, 김만권 옮김 / 책세상 / 2025년 3월
평점 :
“공권력의 행사에 제한을 두는 일을 ‘자유liberty’라고 불렀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바로 이런 자유, 권력에 제한을 두는 일을 다루고 있다. 특히 (...) 토론을 통해 자유롭게 이견을 제기할 수 있는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과학전공자치곤 운이 좋아서 30년 전부터 <자유론>을 거듭 읽고 산다. 원문 영어가 정갈하고 아름다워서 기왕 하는 영어공부 이 책을 읽어보라고 열심히 권하는 독자이나, 새로운 번역본도 매번 궁금하다. 체온과 지향이 함께 느껴지는 김만권 번역가의 문장들이 멋지다.
인간은 과거를 미화하는 만큼 아름다운 미래를 꿈꾼다. 이런 시절을 살게 될 거란 상상을 못해서인지 형언할 수 없이 괴롭고 지친다. 더구나 동료시민들임이 분명한 이들의 “함께 욕하는 쾌락”만 발산하는 무지성과 폭력과 돈벌이에 골몰하는 행태들은 마주할 때마다 상처가 된다.
영원히 박제된 ‘고전’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자유론>은 따라서 지금 다시 읽기에 완벽한 사상이며, 다시 읽고 싶어서 읽었더니 심신의 고통을 줄이는 회복 효과도 준다. 차근차근 생각하며 따라가는 지성과 가치와 사상과 철학은 영양실조에 걸릴 듯 그 모든 것이 부족하고 부재한 현실에 꼭 필요했다.
"‘자유’야말로 모든 인류가 갈망하는, 자신이 존엄하다는 자기 확정적 증거이기 때문이다."
내란이 종식되기 시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제자리’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사회를 구상하고 만들고 바꾸어나가는 일이야말로 백년지대계 그 이상이어야 한다. 교육은 그런 역할을 할 사회구성원을 키우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빨리빨리’가 사회의 ‘정상’ 속도라 믿고,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사회에서는 실수한 것, 간과한 것, 잘못한 것에 대한 반성조차 휘발성이다. 그 모든 선택과 순간들이 모여 거대한 형태로 현실화한 것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숏폼과 한줄 명언 대신 건너뛰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사유의 문장들을 읽자.
“정치적 사유에서, 이제 ‘다수의 횡포tyranny of the majority’사회가 일반적으로 경계해야 할 해악 중 하나이다.”
그리하여 선동과 가짜뉴스 따위에 혹하지 않는 사람됨을 자치적으로 구축하자. 아무도 타인의 인간됨을 해치지 못하도록, 특히 스스로 자신을 망치지 못하도록. 모든 문장과 사유의 이어짐이 결곡한, 개념을 모른 채로도 바라고 그리워하는 “자유”*에 관한 이야기다. 백만 번 강추한다.
* liberty not freedom. Civil , or social liberty. 권력을 제한하는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