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인터넷 - 지구를 살릴 세계 최초 동물 네트워크 개발기
마르틴 비켈스키 지음, 박래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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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연결이라는 방정식을 인간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일생을 바쳐 해온 일이다.”

 

이 책 덕분에 사진이나 전시 자료로는 만날 수도 알 수도 없는 인간 아닌 존재들을 경이롭게 다시 만난다. ‘분류라는 방식은 개별 존재가 가진 고유함을 거의 모두 지워버리고, 건조한 명명만 남긴다.

 

이러저러하게 살 거라고 생각한 두터운 오랜 무지를 걷어내고, 살아있는 동물들에 붙인 인식표가 전하는 데이터로 비로소 알아내고 이해한 동물들을 집단이 아닌 존재로 새롭게 배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구나 자기만의 개인적 역사가 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장소에서 다채로운 사건을 경험한다.”

 

생물이 버겁고 두려워 사물 쪽으로 오래 걸은 내 발걸음, 그래서 이 책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특별하게 더 안도가 된다. ‘지구생태학global ecology’이란 단어 앞에서, 인류에게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생존공간을 떠올리며 설렌다.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외면하고 심지어는 너무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우리가 가진 것을 잊고 마는 인간의 습성(...).”

 

정보를 저장, 공유, 보관할 수 있는 동물 인터넷Internet of Animal”이라는 아이디어, 겉보기에 고립된 섬이 실제는 모든 생물다양성이 긴밀하게 연결되었다는 발견, 그 세상에서 동물은 인간이 투영하는 물리적, 정치적 경계를 넘어 상호작용하고 있다.”

 




그런 동물들을 인간이 조사 대상으로 삼는 게 아니라, 동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흥미로움을 넘어서는 놀라움이다. 특히 자신의 무리를 떠나 백로와 여행하고, 인간 가족을 입양하는, 황새 한지의 스토리는 동화 같은(?) 야생 스토리이다.

 

가제본에 담긴 내용은 1, 4, 10, 15, 18장이다.* 아주 재밌는 에피소드와 발견으로 채워진 과학이야기라서 순식간에 읽었다. 맛있는 요리를 딱 한 입만 맛본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출간본에 실린 더 많은 내용들이 무척 기대된다.

 

* 생물학, 단지 더 아름다워서/탐험하고 실패하고 틀린 것을 발견하기/누가 누구를 길들이는가?/인식표, 작고 가볍고 튼튼하게/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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