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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기후 수업,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애슝 그림,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4년 10월
평점 :
출간을 고대한 만큼 더 반가운 책이다. 2020년 출간본을 읽고 작가의 SNS를 소심하게(?) 팔로우 중이다. 같은 내용도 더 친절하고 선명한 듯하다. 청소년이 두 명인 터라 더 반가운 책, 더 염려되는 현실. 아직은 사라지지 않은 가을에 펼쳐 본다.
“잘 살고 싶다면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팬데믹 시절을 살면서, 2020년 출간본을 읽고 배우며 더 씁쓸하고 쓰라린 감정을 맛보았다. 불편하고 아픈 현실과 일침들에도 불구하고, 저자와 책이 된 기록물에 깊은 애정을 느꼈다
느슨해지고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들을 재확인하며 내 자신의 퇴행과 외면과 비겁을 점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 강렬한 독서도 시간이 지나 많이도 잊혀졌다. 중년 독자에게는 읽은 책도 신간이 되는 마법이 자주 발생한다.
“지구에서 짧은 시간 머물다 가는 수많은 식물과 동물이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킨다는 명목으로 잡혀 멸종했습니다. 끝에는 우리도 이 멸종 이야기의 일부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더 친절해진 십대를 위한 이 책을 한 장씩 소중하게 넘겨 읽으며, 당시 내가 얼마나 큰 경애를 갖춘 채 이 내용들을 만났는지를 기억 속에서 재회할 수 있었다. 물론 새 정보처럼 채워 넣는 망각한 내용도 적지는 않다.
“행동할 수 있었을 때 그 얼마 안 되는 가능성을 다 써 버렸고, 이제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4년만큼 시간을 지났고, 인식과 정책이 확대된 국가들도 있고, 최악의 퇴행인 전쟁을 시작한 곳들도 있다. 팬데믹 보상 심리도 늘어난 에너지 과소비도 심각하고, 그 행동에 따른 결과를 더해 기후는 두려운 온도상승만을 예고한다.
“무언가 행동에 옮기고 싶다면, 우리가 하는 일이 의미를 가질 때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어른들이 망치고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문제 감당과 해결을 떠넘기고 떠날 듯해 부끄럽고 미안하다. 다른 한편 살던 대로만 살아갈 기성세대들과 사회시스템은 스스로 야기한 문제를 해결 못할 듯해서 뻔뻔하게 부탁하고도 싶다.
우리 집 십대들도 어려움과 희망을 모두 이야기하는 이 책을 너무 늦지 않게 삶으로 만나고 마주하고 동행하게 되길 바란다. 부디 그들이 살아갈 낯선 변화들 앞에서, 기성세대보다 단단하고 든든할 연대가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 ‘부록’도 즐겁게 읽어보시기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