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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기후과학 수업 - 세계가 인정한 국내 과학자 37인이 쓴 기후변화 결정판
집현네트워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평점 :
기후급변으로 인한 세계 곳곳의 피해 소식에, 기후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날마다 더 두렵고 불안합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은 끝까지 계시겠지요. 영국은 노동당이 집권하자마자 ‘전력 자립’이란 설레는 목표를 위해 가능한 최대의 태양광전력 설치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실패만이 아니라 희망도 도미노처럼 순식간에 시스템을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변화 가능성도 있겠지요. 37인의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에 관해 알아야할 거의 모든 것을 담아 만든 든든한 책입니다. 모자람 없이 배울 수 있는 필독서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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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804/pimg_7391901684384427.jpg)
“2023년 이후로는 더 이상 다른 설명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 지구 평균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사는 나는 아직은 계절의 풍경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정도지만, 세계의 어느 곳들은 이전과는 완연히 다른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지구적 스케일의 변화와 원인을 배우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기초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기후변화 내용을 살펴보고, 뗄 수 없는 전염병까지 짚어본다.
기후문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완전히 새로운 내용보다는 잘 정리된 내용들을 반갑게 만나 거듭 확인할 것이고, 여러 조각의 정보들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정리해볼 수도 있다. 한 지역, 한 가지 원인이 아니니, 전 지구적 시스템으로 알아보는 유익한 기회이다. 처방을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부담스럽지 않은 자료들이 잠시 멈춰 살펴보는 쉼표 같은 역할을 하고, 무엇보다 과학자들의 논조가 여타의 관련 책들보다 낙관적이다. 무겁고 두려운 주제라서 읽을 때마다 힘이 많이 드는데, 알아보자, 해보자, 라고 하는 어조가 위안과 힘이 된다. 미래가 더 오래 지속 가능할 것 같은 격려이다.
순환 시스템이 변하면서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기상현상들이 빈번해지거나 강력해지는데, 그런 현상들을 정의부터 영향까지 기후과학 교과서처럼 차분하게 잘 설명해준다. 또한 과학적 사실에만 머물지 않고, 이러한 극한 변화가 사회경제적, 안보적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계로 보여준다.
즉, “환경문제를 자연과학과 공학의 관점으로만 파악하고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는 뜻이며, 사회과학적 접근과 이해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속도이다. (할 수 있다면) 해결을 위한 실천의 속도는 당장, 최대한 빨리, 효과적인 규모로 시작되어야 의미가 있다. 그래야 지연이라도 시킬 수 있다.
무력감과 무기력이 일상화된 위험처럼 존재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을 뿐이다. 기술과 정책과 일상의 실천은 함께 이루어져야 가장 효과가 크다. 인간이 만든 문제이니 인간이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끝까지 해야 한다. 불편과 포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특히 더 갈 길이 멀고 문제가 심각하니 준비된 과학정보와 기술, 동력과 지향을 제공하는 정책, 그리고 시민들의 참여가 간절하게 필요하다. 탄소중립, 탈탄소화, 순환 경제 실현,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절약이 빨리 시작되어야 한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골든타임일지 모른다.
경제 성장과 민주화가 이루어지던 너그럽고 풍요로운 분위기 속에 성장한 세대로서, 미안함이 크다. “운 좋게 온화한 봄날을 맞아 꽃을 피운” 그런 시절은 이제 없을 것이다. 대신 기후정의를 고민하고, 기후변화에 맞서 협력하고 공동 노력하는 방법을 배울 시기이다.
이대로 시간이 더 흐르면, “영구동토층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은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 한다. “초미세먼지 농도를 반으로 줄이는데 15년 정도 걸렸다.” 그러니 탄소 중립을 위한 적극적 행정이 하루라도 빨리 필요하다.
이미 경험했듯이, 기후변화와 감염병을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낯선 기후로의 변화는 건강에 직간적적 영향을 미치며, 대개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된다. 기후변화는 보건 재난을 부른다. 생존보다 우선할 문제가 뭐가 있을까.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기후과학서는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 정확히 알아야 공감하고 참여하는 실천이 가능해진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804/pimg_739190168438442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