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루프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박서련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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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의 청소년 소설은 처음이다. 전작들에 미루어 기대와 반가움이 크다. 작가 자신이 청소년, 고등학생일 때 쓴 작품도 있고, 표제작이 로 표기된 이유가 엄청 궁금하다. 청소년 문학 팬인 중년 독자라 기쁘고. 아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작품집이 감사하다.

 




 

특정한 하루가 구간 반복되는 상황. 이럴 때는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루프를 빠져나가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 무인도에 갇혔을 때 무수히 같은 하루가 반복되다가 딱 하루, 구조선이 지나간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탈출할 수 있는 것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책을 읽는 시기는 아니지만, 사회적 참사를 접한 월요일부터 충격과 슬픔이 화가 되어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이라서, 이번 주 독서 대피는 해독으로 삼았다.

 

계획대로 안 되어도 상관없는 독서지만, 정말 해독 작용이 있어서 고마웠고, 살짝 부끄러운 기분이 들 정도로 작가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작품 구성이라 재밌었다. 박서련 연대기를 만나는 기분. 구성도 독특하다.

 

소설이든 시든, 말미에 붙은 작품 해설과 평은 거의 읽지 않고, 하루 빨리 책에서 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작가의 말이라 거부감이 없다. 다 잊은 시절과 기억을 일부 되살려준 문학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덕분에 기분이 유순해진다. 말도 조금 덜 뾰족해지고 옆구리와 명치 등등 욱신거리는 느낌도 풀리려나. 선물 받은 다른 청소년 문학 책도 펼쳐 읽어야겠다. ‘표준성장도같은 건 없지만, 그 시절 못했던 성장을 지금 조금 해보는 것도 좋네.

 

그 시절 그리고 지금, 내가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 ‘사귀는 이유도 다시 생각해보고, ‘잊지 않겠다고 하고 잊은 기억과 시절도 상기해보고, 떠올리면 마음이 잘게 잘게 부서지며 떨리는 어린 시절 명절도 생각해본다.

 

늘 모자라는 건 자원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조금 울고 싶어져서, 말할 수 없이 귀여운 작품 [엄마만큼 좋아해]를 다시 펼쳐본다. 2010년 어느 날, 2006년에 태어난 아기가 어느새 성장해서, “제가 겁은 많지만, 막상 해보면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요라고 한 놀라운 순간이 생각난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도와줄까?”라고 너무 빨리 묻지 않기로 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아주 많지만, 가장 특별한 점은 고등학생 박서련이 쓴 작품들이 있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후감이 가장 찡하고 길었다. 몸과 감각 이야기에 집중하는 작품이라서 더 그런 것도 같다.

 

청소년들은 물론, 성장보다 노화가 빠른 중년에게도 참 좋은 작품들이다.

 

결핍을 안고 있는 사람에게 사랑은 꼭 필요하다. 사랑은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처음으로 자신을 긍정할 근거가 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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