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먹는 자들 2
서니 딘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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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수 없는 삶의 향해 달려가자>

 

짐작을 훌쩍 뛰어넘는 내용에 놀라서 1권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함보다 걱정이 많이 되어서, 주문한 책을 읽을 주말이 되기를 고대했다. 쓰리고 아프고 분하고 힘든 일이 많아서 응원하는 마음에 심장 두근거림이 커진 작품이다.

 

판타지 문학이나 구구절절 동서고금, 같거나 비슷한 이유로 흘린 눈물이 큰 강이 되었을 듯한 알 것 같은 삶이다. 공주 대접 받던 딸들의 운명이랄까. 현대사회는 적어도 노골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유구한 역사 속에서 거래의 대상이 되었던 존재들. 속고 살았던 존재들.

 

동화책은 절대 말해주지 않았지만, 그 순간 데번은 사랑이 본질적으로 선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 어떤 사랑은 항상 나쁘기만 했다. 뼛속까지 전기가 흐르고 폐에 물이 차고 심장이 잿더미가 되는 일의 끝없는 반복이었다.”

 

지금도 출산이 가능한 성별이라는 이유로 애 낳으라는 공사다망하게 유무형의 강요를 받으니,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 것인가. 좀 다르게 생긴 모습으로 태어나면 즉시 계급이 정해지는 것도 끝난 일인가. 자폐스펙트럼(혹은 신경다양성)을 가진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가 거침없이 예리하다.

 

동화 속 공주는 늘 모든 것을 얻었다. 진정한 사랑을 찾고 해피 엔딩을 이루고 자식들을 지키고 괴물이나 마녀를 물리쳤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다.”

 

풍성한 장면들과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전개 방식이 섬세한데 소개 잘 하고 싶은 글이 어째 이 모양이다. 해피 엔딩을 간절하게 바란 애정하는 작품이다. 정주행이든 역주행이든 많이 읽는 책이 되길 응원한다.

 

언젠가 대서사극 드라마 시리즈로 만나면 좋겠다. 내 상상 속에서 더 없이 생명력이 빛났지만, 영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습에도 벅찰 듯하다. 작가 서니 딘도 밝은 빛 같은 재로우도 오래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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