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가족, 끝까지 가족 - 김성우 변호사의 상속, 성년후견, 이별 이야기
김성우 지음 / 동아시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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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가장 나중에 겨우 바뀌는 것이라 알고 있었지만, 문제와 상황에 당면해서 관련법을 찾아보면 촘촘하게 변화해온 채워야할 조건들이 만만치 않다. 자연인으로 살지 못하는 사회적 존재인 누구에게나 필요한 법적 조언과 가이드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로 읽고 배우고 싶은 반가운 책이다.

 

부모님과 관련되어 언젠가 처리해야할 문제들, 아이들과 관련해서 대비하고 처리해야할 문제들이 자신의 몫으로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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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상황과 주변 관계가 급격히 변화하며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시기가 인생 후반전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우리가 문제들에 앞서 미리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러려면 먼저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나는 계획대로 사는 삶이 좋고 돌발이 너무나 싫다. 계획대로만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 루틴인 중요하고 꾸준히 끝까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20대부터 생각이 많았다. 알 수도 없고 대비도 어려운 죽음과 그 이후에 대해서.

 

그래봐야 법과 사회의 한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뿐이지만, 할 수 있는 건 다해둔다는 자세로 준비했다. 먼저 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들로, 유서는 20대부터 썼고, 30대에 장기기증서약을 했고, 2018년 존엄사법이 시행된 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 이미 10만 명이나 먼저 했다고 하니 왠지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가족과 관련된 고민과 불안은 관련 책과 법령과 문의와 상담을 통해 가능한 많이 알아보았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급작스런 죽음이란, 어차피 죽은 나에게는 아무 문제가 아니지만, 남겨진 가족이 슬픔 이외의 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대비해두고 싶은 것이다.

 

만약 자식이 어린 경우에는 더 어려워진다. 이 책에서도 신탁 사례를 들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일독을 통해 대강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사후 대비 이전에 노후 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람은 언제 마음 편히 살 수 있는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평생이 고단한 것도 같다.

 

나는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라, 상상하고 준비하는 일이 불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노후와 사후를 받아들이는 각자의 생각과 태도는 다를 것이다. 이 책에는 상당히 다양한 사례들이 있다. 당연하겠지만, 이만큼 살고도 처음 들어보는 경우도 있다. 구체적인 현실 사례들이니 더 선명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리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는 유언과 상속의 내용이 유용하다. 특히 시대적 변화에 민감한 기능이니 기왕이면 정확하고 자세히 알아두는 편이 좋다. 상속 대상에는 빚이 포함된다는 것, 그럴 경우 선택 사항도 도움이 된다. 가족관계도 막연히 하는 기대와 나중에 닥친 현실이 사뭇 다른 경우가 적지 않으니, 현실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회적 이슈가 된 의 한계와 관련된 지적 사례들 - 구하라 법 등 - 도 법을 바꾸자는 사회적 요구를 형성하는데 공부가 된다. 그때는 남의 일이었어도 내 일이 될 수 있는 것이 법이고 사회적 이슈이다. 상속에 관한 법도 완벽할 순 없으니, 현행법과 제도의 수정은 언젠가는 불가피해진다.

 

개인적 관심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면, 친권 문제를 만나 한국사회의 미성년자들의 취약한 처지를 생각하게 하고, 무엇보다 가족이란 무엇인가하는 본질적인 질문에도 이른다. 단지 핏줄이기 때문에 연락도 없이 남처럼 살아도, 사망 후 상속 문제에 있어서는, 수십 년을 함께 산 실질적 가족보다 법적 권리에 있어 우선한다는 것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제도일까.



 

노후는 물론 사후를 준비하는 일 모두가 사회제도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회적 행위에는 사회적 권리와 의무가 따르고,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를 고치는 행위도 포함된다. 사회적 존재로 살고 죽는 이들의 선택은 죽음 이후에도 사회적 영향을 남긴다.

 

따라서 단순히 재산을 나누고 물려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능하면 사는 동안 추구한 가치와 철학이 반영되고 구현되는 방식으로 상속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 되면 좋을 것이다. 그런 고민과 공부가 필요한 이에게 이 책이 친절한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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