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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인연 - 모든 인연에는 시기와 때가 있다 - 별처럼 빛날 너에게(타로시집)
시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1월
평점 :
시절인연時節因緣이 궁금해서 검색해보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비슷한 의미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니, 그 뜻이 인간의 삶에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느낍니다. 자꾸 나이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향이 요즘 더 심해지고 있지만, 이렇게밖에 말할 수 가 없습니다. 살아보니 알게 되는 것도 있더라고.
사람은 시절時節을 삽니다. 관계는 더구나 시절時節이란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절인연은 ‘시기가 되어 생길 때*’는 기쁘고 신비롭지만, 그 시절이 다하면 때론 엄청난 아픔을 동반하며 끝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수명을 연장할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 모든 사물의 현상이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말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불교의 업설과 인과응보설에 의한 것으로 사물은 인과의 법칙에 의해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일어난다는 뜻. 현대에는 기회와 때가 올 때 일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저자도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덜 멍들기를” 바랍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기록한 시절이 있고, 인연이 닿은 이들과 함께 할 여정에 말을 건넬 매개로서의 타로 카드가 담겨 있습니다. 타로시집이라는 걸 깜빡 잊고 앞부분을 읽다가 카드 그림들이 나와서 새삼스럽게 놀랐습니다.
오늘(1.30)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사는 일 전반이 무의미하고 짜증스러워서 아주 힘들었던 날이었습니다. 생각할수록 의미가 없어지니 생각을 멈추고 몸을 움직이는 게 중요했습니다. 그렇다고 말끔해지지는 않지만, 작은 전환을 가져올 작은 트리거들을 찾느라 마음이 무척 바빴습니다.
그럴 때 내게 소중한 이들의 목소리로 이런 말들을 들으면 좀 더 좋았겠지요. 간신히 기분을 추스르고 오늘이라서 감사한 일 두 개를 찾아 적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괴로운 마음과 살아보니 참 괴로웠습니다. 나이가 몇 개인데 그저 일상에 휘둘리다니, 며칠 더 지나면 민망해서 웃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이 진부한 폭력의 세계가 지긋지긋합니다. 이건 내가 생각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 어떻게 해야 할까요.
타로점을 봐주거나 여러 카드를 묶어서 해석하는 이야기꾼도 못 되고 지식도 없지만, TEMPERANCE란 단어를 늘 좋아합니다. ‘중용’을 가장 가깝게 표현할 단어가 아닐까 합니다. 참, 중용이란 중도가 아닙니다(혹시나 하는 기우에). 저는 아마 평생 경험하지 못할 정신적 수준일 듯하지만 평생 좋아할 수는 있겠지요.
무지개가 빛의 산란이라도 참 보기가 좋습니다. 아이들이 춤추며 노는 그림이 멋집니다. 언제 지구 곳곳의 전쟁을 멈추고 아이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끝낼 수 있을까요.
타로가 마음을 연결해주는 도구이고, 상담의 기본인 라포rapport를 형성할 도구라니, 그림들이 더 다정해보입니다. 스스로 답을 찾고, 깊이 생각하고, 속마음을 얘기하고, 감정의 움직임에 따라 대화하는 도구라니 사랑스럽습니다. 문득 친구들과 타로를 두고 여러 얘기를 나눠보고 싶어집니다.
“오늘 뽑은 카드는 뽑힌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