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이사 중!
곽수진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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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좋아하지만, 한파 소식이 들리면, 문 밖의 삶에 마음이 쓰여 마음이 부스럭거립니다. 이번 겨울 초입의 한파도 대단했지요. 핫팩과 한 세트인 물그릇과 따뜻한 물을 가지고 나가서, 물이 다 식어 얼어붙기 전에 부디 마실 수 있기를 바라며 어두운 동네를 걸어 다녔습니다. 모두가 추위를 피할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매번 서러운 생각을 했습니다.



 

책 속 고양이는 배가 고프지도 춥지도 않아 보여서 좋습니다. 스토리는 잔잔하게 흐르며, 한편으로는 지리적 환경과 서식 동물에 대해 배우고 생각한 계기를 만들어 주면서도, 동시에 짧은 글 속에 담담한 위트가 가득하고 그림은 부드럽고 아름답고 섬세하고 디테일이 풍성해서, 모든 페이지마다 한참을 샅샅이 보게 합니다.



 

살짝 웃는 게 아니라 어느 장면에서는 푸학~하고 크게 웃게 되기도 해서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이사를 위해,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 위해, 어디든 가보는 고양이의 실행력이 부럽습니다. 스포일링이 될까봐 사진을 찍지 않았으니 꼭 책으로 재밌게 만나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고양이는 새로운 집을 찾아 이사에 성공했을까요. 뜻밖의 반전 같은 사랑스러운 마무리입니다. 집에 빈 상자들도 옷가지도 있는데, 집을 찾는 고양이에게 당분간이라도 포근한 집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지금은 할 수 없으니 아이들과 표지를 스티커로 일단 꾸며봅니다. 리무버블이라 여러 번 각자의 생각대로 바꿔 붙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파가 지나고 조금 포근한 날씨가 집 밖의 고양이에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요. 따뜻한 집 안에서 걱정만 많고 행동은 적은 제게도 조금은 안도감을 줍니다. 인간과 더불어, 인간 가까이, 도시에 사는 수많은 작은 생명들의 평안을 바라는 겨울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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