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겨울 2023 소설 보다
김기태.성해나.예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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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겨울이 왔다. 한파와 함께 도착했다. 이제 겨울이라는 듯 일 년에 4번 계절의 변화를 일깨워주는 반가운 조우다. 표지가 푸르스름하고 서늘해서, 그 주말이 길기를, 연말도 길기를 바랐다.

 

잠도 자고 싶었던 가장 좋아했던 오래 전 도서관 창가 자리를 떠올리며, 그것도 안 만들고 뭐하고 살았나 싶은 집에서, 가만히 책을 열었다. 작품이 하나 끝날 때마다 책을 놓고 창을 닦으러 가지 않기 위해, 얼어붙을 듯 차가워지는 창밖 풍경만 가끔 엿보았다.

 

고장이란 보통 내부와 외부의 요인이 호응하여 발생하지요. (...) 사회적 부조리를 재현하는 것 이상으로, 곽이라는 '배운 사람'의 사고 회로가 이대로 괜찮은지 질문하는 게 제게는 중요했습니다.”

 

젊음은 버겁기도 하고 예민해서 우울해지기도 쉽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미경 슬레이트에 올리는 표본처럼 현실을 잘라내어 가차 없이 드러내는 일도 가능하다. <소설 보다> 작품들은 그렇기 때문에도 소중하다.

 

공감과 흥미를 갖춘 소재와 주제를 충분한 소설적 재미를 갖춰 전하는 작품들이라서 모두 호흡을 끊지 않고 읽었다. 겨울의 서늘함을 걷어낼 듯 이야기의 힘이 세다. 복잡한 기분이 들고 생각이 많아지니 좋은 작품들이다.

 

밉다가도 좋고 사랑스러워지는 인간을 그리자. (...) 살아가다 보면 누군가를 이해하는 데에 실패할 때가 많고 간혹 염오할 때도 있지만 (...) 인간에 대한 어렴풋한 애정이 저를 지탱해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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