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선지식 - 청화 큰스님의 참선공부법
청화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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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법을 틱낫한 스님에게 배웠다. 조용한 방에서 시끄러운 마음을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배웠다. 내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은 걷기 명상이었다. 덕분에 걷기를 더 좋아하게 되었고, 아름다운 시간대에 본 풍경들이 반짝이는 추억처럼 기억되고 있다.

 

또한 호흡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자주 받는다. 특히 하루 일과가 모두 끝나고 그날 처음으로 등을 대고 누우면, 요가와 명상과 호흡이 한꺼번에 가능해진다. 나는 그 순간을 정말 사랑한다. 그 안도감과 편안한 즐거움을 비교할 대상은 거의 없다.

 

그런데 참선은 잘 모르겠다. 신자로서의 불심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불교신자인 이들 따라 절을 방문하고 참선도 따라 해보았지만, 도움을 주는 스님에 따라, 절에 따라, 상황에 따라 참선의 방법도 의미도 모두 달랐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각자의 기도 시간과 방법이 모두 다르듯이.

 

과문해서 나는 모르던 청화 큰 스님을 탄생 100주년이 된 올 해에야 책으로 만난다. 깨달음(보리, 菩提)에 이르는 방편으로서의 참선을 잘 배워보고 싶었다.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정진은 참 어렵다. 집중력을 오래 자주 유지할 수 있을까. 속세의 범사 속에서. 못난 변명 같아서 더 읽어 본다.

 

현존 - 현 위치에 불심을 두는 것 - 은 참선에서도 중요하다. 기복을 구하는 것은 참선으로서의 염불이 못 된다. 나도 나를 잘 모를 때가 있으니, 내 실체를 분명히 알고 실상을 부처로 느끼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한편으로 과학으로 이해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동향의 동일한 존재가 된다. 그렇게라도 모두가 부처라면 나도 부처가 아닐 리 없다는 생각에 익숙해지려 애써 본다.

 

참선은 꼭 선오후수(先悟後修), 먼저 천지우주의 모두가 부처 아님이 없다는 생각, 내가 바로 부처라는 생각 말입니다. (...) 어떤 누구나가 다 부처인 것입니다.”



 

속세의 범인이라서 깨달음이나 깨달은 순간의 광명을 경험하지 못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거대하고 투명한 진리가 아니더라도 작고 선명한 진리는 배워나갈 수도 있다. 무지를 줄여나가는 것,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주의하는 것, 외부에서 추동하는 가짜와 왜곡을 경계하는 것.

 

본래 공()한 번뇌 망상을 여의고 참 자기를 찾는 마음공부처럼 큰 일, 영원한 행복과 참다운 자유의 길은 없습니다.”



 

속지 않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공부는 중요하다. 그리고 나는 아는 만큼은 자유로워진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모르면 할 수 없는 일들만 늘어날 뿐이니까. 책을 읽고 나니 언젠가 같은 목표를 가진 이들이 함께 노력하는 참선과 법어를 경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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