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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 - 작은 존재도 소중하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ㅣ 사회 쫌 아는 십대 19
김성호 지음, 서와 그림 / 풀빛 / 2023년 12월
평점 :
‘쫌 아는 10대’ 시리즈를 좋아한다. 아마 우리 집 10대들보다 성인독자인 내가 더 인상적으로 읽고 많이 배웠을 것이다. 시리즈이지만, 각 주제별로 전달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다양한 방식으로 글을 쓰는 법을 배우는 기회는 추가적인 즐거움이다.
‘생명 감수성’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두 단어와 어울리는 분위기를 가졌다. 다정하고 따스하다.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알게 된 지식과 경험은 여느 사랑 이야기 못지않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은 진실이다.
또한 알면 아프다. 다치고 죽임 당하는 생명들이 많고 내 감수성이 그 비극에 반응한다면 아프지 않을 방법이 없다. 몰라서 무심하게 다른 생명을 괴롭히거나 죽이는 경우도 있으니, 더 알아가는 공부는 중요하다.
4살 때 아이가 거북이 코에 꽂힌 플라스틱 빨대 영상을 보고 빨대 사용을 당장 그만두자고 한 것처럼, 일회용품과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처럼, 용돈을 모아 후원을 하고 싶어진 것처럼, 다른 생명에 대한 감수성은 행동하는 힘을 준다.
인류가 연구한 지식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심지어 우주의 모든 존재는 함께 태어나서 여러 공통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일상의 실천과 지향을 이어가고 추구하기에 부족하기도 하다. 명확한 이익 추구를 위해 이용 가치를 먼저 보는 시스템에서는 더욱 더.
그럼에도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이 교육에서 가능한 많이 활용되면 좋겠다. 그 질문은 우리는 어떤 인간이고 싶은지, 어떤 인간으로 살고 싶은지, 와 같이 오래 고민하는 큰 질문으로도 이어지면 좋겠다.
표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새롭게 배우니 무게감도 아름다움도 다른 두 단어가 있다. ‘다가섬’과 ‘지속성’ 행동이 되면 둘 다 쉽지 않다. 어른인 경우는 더 그렇다. 친구를 사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듯이.
그러나 지속하겠다는 지향은 중요하다. 한 걸음이라도 그쪽으로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 어쩌면 다른 생명체들 - 동물, 식물, 미생물 - 은 인간이 그냥 놔두기만을 바랄 지도 모르지만, 물리적 다가감 외에도 알아갈 방법은 있다.
이 책의 삽화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운 색연필로 작은 생명체들을 그려보는 일도 친해지는 즐거운 방식일 것이다. 이 작은 책에는 교육에 활용할 자료와 아이디어가 많다. 널리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계속 커진다.
언제라도 좋지만, 이웃과 사랑을 많은 이들이 많이 얘기하는 연말이라서 시기와 계절에 맞춤한 선물과도 같다. “사랑을 시작하기”에 좋은 시간에 만난 아름다운 가이드 같은 책이다.
“사랑을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그래, ‘생명 사랑’의 시작은 ‘나’로부터 시작하면 좋겠어. 우리 친구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지? 그 생각을 가슴에 잘 담고 있다가 이웃에게도 전해 주면 좋겠어. 그러면 내가 소중하듯 나의 이웃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세상으로 점점 번져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