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 - 도시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가
이언 골딘.톰 리-데블린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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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지리, 경제, 사회, 전공하지 않은 학문들에 대한 통찰을 한 권의 책으로 모두 배우며 도시 여행을 할 생각에 설랬다. 도시에 사는 인구가 역사상 최대란 말은 도시의 운명이 인류의 운명이란 뜻. 우리는 멸망한 제국 도시들의 이름을 알고 있다. 스케일이 아닌 생존가능성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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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까지는 270쪽 가량의 분량인데 읽고 나면 중요한 지식을 배우고 유의미한 질문을 만난 뿌듯함이 크다. 도시의 역사를 차분히 배운 역사서를 읽은 듯도 하고, 현재 도시 문제의 가장 긴박한 내용을 다룬 사회학서를 읽은 듯도 하다.

 

한편으로는 인류 문명이 도시문명이라는 것과 문제도 해법도 도시를 변화시키는 노력으로 해결하고 실험해 나가야 한다는 지향이 분명해진다. 탄생과 변화의 역사, 시대별 문제점들과 현재 직면한 생존의 문제까지 교양 지식 도서로서의 시의성이 크다.

 

도시는 이제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의 거주지이며, 2050년에는 그 비율이 3분의 2로 높아질 예정이다. 이는 (...) 현재 도시 생활을 형성하는 동력이 우리의 세계 전체를 형성한다는 또한 뜻이다.”



 

생활비용이 높고 경쟁이 심한 도시로 사람이 끌리고 몰리는 이유는 다양하고 강력하다. 그 중 하나는 교외에서 찾아보기 힘든 관용과 개방 정신이다. 그러니 도시를 작게 만들거나 해체하는 방향은 불가능하다. 그보다는 성장을 멈추고 밀도를 고려하고, “공정한 대중교통을 고민하고 마련해야 한다. 생각보다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는 현실이고, 해안 지역에 발달한 세계의 많은 도시들 - 90% - 는 변화의 영향에 취약하다. 실시간으로 수많은 도시들이 침수 위험에 처해 있다. 그러니 도시 문제는 기후문제와 함께 한다. 지금 대비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지역적이거나 선별적이지 않을 것이다.

 

“(도시) 탄소 배출량은 전체의 70퍼센트를 차지한다. (...) 2050년에는 그 비율이 85퍼센트가 될 수 있다. 도시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중심축이 될 것이다.”

 

단순한 총합 줄이기 방법은 설득력이 없다. 중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이 새롭게 부상하는 탄소배출국이라고 하지만, 이 국가들의 탄소배출 산업은 상당 부분 런던이나 뉴욕 같은 곳에서 소비되는 제품을 제조하기 위한 것이다. 공정한 책임 인정과 조치가 없다면 근본적으로 필요한 행동은 없을 것이다.



 

세계적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 시민과 지구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필요한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이해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소셜미디어는 기대한 미래 대신, “무엇을 볼지 누구와 소통할지 걸러낼 수 있게 함으로써 (...) 불평등과 환멸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실 세계가 붕괴하면 디지털 세계를 확장하고 유지할 현실도 사라진다. 그러니 우리가 만들 해법과 실험할 공간 역시 가상현실이 아니라 도시. 도시를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하고 거의 유일한 수단은 - 도시라는 어원polis에서 알 수 있듯이 - 정치politics. 시장이 아니다. 따로 맡길 곳은 없다. 우리가 만들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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