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시대, 슬기로운 경제 수업
강수돌 지음, 신단고 그림 / 동녘주니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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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선생님 책 참 오랜만이다. 제목을 보고 우리는 이제 정말 기후위기시대를 살고 있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한정된 자원으로 좀 덜 유해하게 함께 나눠 쓰며 사는 이야기를 가족 모두 배울 수 있을 듯해 기대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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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경제교과서라면 좋겠다. 다시 학생처럼 중요한 내용들 모두 필기하고 정리하고 암기하며 시험도 보고 싶은 기분이 든다. ‘살리는경제 이야기는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이야기이자 우리 미래다.

 

이론과 개념과 수익추구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염두에 둔 학문이 품은 질문들을 적어도 한 학기 분량으로 만난 기분이다. 다 소개할 수 없어서 안타깝고 아쉽다. 얇은 책에 담긴 중요한 내용들이 가장 쉽게 전달하려 애쓴 노력과 더불어 감사하고 아름답다.



 

어린이 청소년의 질문에 답하는 친절한 방식의 문장들이지만, 어른들도 갖는 의문이고 필요한 지식이 가득하다. 일관적인 시선으로 거시적인 경제 구조와 문제를 보고 답하는 방식이 혼란 없이 배우고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돈벌이의 고단함, 도시인구집중, 기업구조, 피로사회의 어른들, 기후 위기 시대의 행복 등, 이 모든 게 살림살이 경제 이야기에 속한다. 소중한 경제수업이다. 가득 모인 사람들과 함께 강연으로 듣고 싶은 주제들이다.

 

사람들의 필요를 생각하면 교육은 오히려 개성적으로 다양해야 하고, 기술은 좀 표준화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본주의 경제 구조에서는 수익이 되지 않는 것은 염두의 대상이 아니다. 소비자로서 자신을 진중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내가 기업과 상품 광고물로 활용되는 중인지, 내 소비가 미치는 영향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 대가로 교환된 것은 대체 불가한 내 삶이 아닌지.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는 어떻게 시작되고 가속화되는지 등.

 

명명하는 언어도 바뀌면 좋겠다. 개성이나 유행이 상품에 사용될 때 기분 좋은 말이 아니고, 그로 인한 부작용과 낭비와 오염과 폐해가 좀 더 잘 알려지면 변화가 있지 않을까. 우리가 스스로를 인적 자원이 아닌 인격체로 생각하고 사는 지도.

 

세심한 내용들도 감사하다. 어떤 녹색은 녹색이 아닌 그린워싱이듯이, 공정무역과 착한소비도 소비자가 꼼꼼하게 잘 살펴야 정말로 생산자와 생산국에 도움이 되고,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

 

여전히 육식을 장려하는 먹방 미디어 환경에서, 산업 축산의 문제를 쉽고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것도 도움이 되고, 집과 땅이 삶을 일구고 사는 수단이 아닌 돈벌이가 된 것과 빚내서 집을 사라고 부추긴 경제활성화를 비판해 주는 내용도 유익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견고한 강철 탱크에 오염수를 장기간(123년 이상) 보관하는 것과 오염수 처리 기술 개발뿐.” 그린피스

 

이제는 기사조차 찾아보기 어렵지만 오염수 투기가 계속되고 있다. 해양 전체를 오염시키고 해양 생물에 유해한 방사능 오염을 소송과 판결 사례를 명시하고, 법과 조치에도 불구하고, 편법과 불법으로 수입 유통되는 식품이 우리 밥상에 오를 가능성을 짚어준다. 인류가 관리 불가능한 기술을 무책임하게 오픈한 것 - 해선 안 될 일 - , 에너지 생산 구조 자체를 바꿔나가자는 제안도 중요하다.

 

불편한 진실은 많고, 지구공동체에 사는 독자로서 유의미한 변화는 간절하다. 개인적 노력과 사회적 실천과 제도적(정치 행정) 변화 모두가 필요한 시절이다. 무엇보다 기업과 정치가 변해야 진짜 제도적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살던 대로 살면 미래는 없다.

 

기후 위기나 6차 대멸종 문제는 전 인류의 생존 문제이기 때문에 생존이냐, 공멸이냐에 초점을 두고 행동을 하면 좋겠어요. (...) 그것은 90퍼센트의 온실가스를 만드는 기업을 얼마나 바꾸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봅니다.”


 

이론과 일상의 괴리가 없도록(적도록) 생태화장실 사용, 텃밭농사, 나무심기, 빗물 저장, 소형 태양광 발전 시설, 지열 난방, 전열기(헤어 드라이어 등) 사용 줄이기를 실천하시는 개인적 이야기도 큰 힘이 된다. 나도 이사 가서 이렇게 새로운 살림살이 터를 꾸리고 싶은데 생각만 한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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