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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전해 드립니다 ㅣ 교양이 더 십대 6
태지원 지음 / 다른 / 2023년 10월
평점 :
어쩌면 우리는 미래를 거의 다 알고 있거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선택하고 행한 것들이 수렴하고 상호작용하여 미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은 우리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하나의 개체로서 무력함과 무기력이 전체의 방향과 결과를 바꿀 만큼 널리 퍼져 있을 뿐.
이런 기도 같기도 희망 같기도 한 의견은 모두 두려움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발표와 경고를 할 때마다 불안이 치솟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럴 때 인간이 알아낸 것이 아주 적다고 위로를 하며 불안을 달랜다. 미래에서 어떤 소식이 왔을지 조금 두렵고 많이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쳤다.
우연히도 같은 저자의 다른 책 두 권을 가족들과 함께 읽고 있다. 아이들이 <타임라인 경제교실>을 읽는 중이라 나는 이 책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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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고 큰 7가지 문제들에 대해 그래픽처럼 선명하고 요약 기사처럼 간명하게 전해주는 방식이 좋다. 이런 소식을 접하는 미래의 어느 현실을 상상하니 속이 시원하다. 복잡한 고민과 해법과 새로운 문제들도 있겠지만, 일단 즐겁게 내용을 살펴본다.
고질적이고 근원적인 문제 학벌로 인한 불평등 완화: 해소라고 쓰지 않은 건 ‘대학 평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평준화가 가져올 변화에 무척 설렌다.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더 즐겁고 행복하고 자유롭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늘어날까.
정확한 통계는 모르지만 입시철에 소외받는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2023년의 청소년들을 응원한다. 배움을 계속 될 수 있지만 학벌은 성취 목표가 아닌 세상, 적어도 학벌로 인한 불평등은 의미 없어진 미래, 본 적 없어서 간절하다.
“옛것이 다시 유행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짚어보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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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고령인구 증가: 2022년 기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출생율은 멸종 수준으로 떨어지고 기대수명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회의 고령화는 전망이 아니라 이미 팩트다. 한국은 차별이 심하고 복지가 허술하니 사회적 약자일수록 사는 일이 힘겹다.
게다가 땅도 공간도 공공재라기보다는 투기나 재산증식 수단으로 취급되므로, 꺼려지고 외면당하고 빈곤확률이 높은 고령층이 갈 곳도 머물 곳도 즐길 곳도 적다. 이미 70세 이상 고령층 빈곤은 사회빈곤의 절반 이상이다.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면 어떤 형태든 교류와 도움을 주고 받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돌봄의 부담을 개인 - 자식 - 에게 전담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 가족이 없는 고령층도 있을 것이고.
“부자들은 왜 쪽방촌을 소유했을까요? 거주민들을 위한 냉난방 시설 등을 관리할 필요가 없고, 세금을 내지 않는 데다 대를 이어 증여나 상속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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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거 보급과 기본소득 지급 내용이 반가웠다. 이미 시행 중인 국가들도 많으니 한국에서도 심층적이고 시행 가능한 수준의 논의가 진행되길 늘 고대한다. 우리의 목표는 생존만은 아니다. 그래선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그러니 생존 조건들은 더욱 더 탄탄하고 촘촘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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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은 가장 궁금한 미래 소식, 기후이야기도 담겨 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책에서 제안하듯 과학기술이 재난을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기여할 수 있다면 좋을 일이다. 소수자, 약자를 위한 정상성에 대한 인식과 제도의 변화도 뭉클했고, 교통약자를 위한 법이 마침내 마련된 미래도 만났다.
“길고 험난한 길을 걸어왔지만 결국 모두를 위한 버스 정류장이 마련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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