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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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읽어야 릴리에 대한 빌드업이 제대로 생긴다고 해서,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침대 위에서 읽다 놀라다 결말에 질문을 품으며 잠들었다. 늦게 읽게 된 덕분에 8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이 기쁘다.



 

연쇄살인과 죽음의 시절 이후의 풍경이 꽤나 달라졌다. 형사 킴볼이 탐정이 된 것 역시. 릴리는 등장하지 않고, 킴볼의 제자 조앤이 불륜 사건을 의뢰하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몰입했는데 남편 등장 후 떡밥만 가득 물고 추리 재도전!

 

아직도 안 나오는 건가 싶은 지점에서, 등장한 릴리는 역시나 상상하지 못한 전개로 흐르는 급류였다. 스포일링을 조심해야해서, 이것저것 다 빼면, 전혀 말이 안 될 것도 같지만, 한 마디로 긴장감을 즐기기에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특히나 주변 인물들이 진지하고 충성도(?)가 높을수록, 불안감은 고조되고, 기어이 사건은 터지고 걷잡을 수 없게 되지만, 그렇게 때문에 독자가 경험하는 카타르시스와 재미는 한층 깊어진다.

 

제목만으로는 전작이 더 어둡고 심각할 것 같지만, 역시 죽이는 것보다는 살리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인지, 이번 작품이 훨씬 묵직하다. 다양한 재미가 잘 배합된 장르문학이나 빠른 직진만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 묘사에도 성실하고 심리 변화도 흥미로웠다,


 

교차하는 시점, 살인자를 잡기 위해 살인자와 협력하는 설정, 하나의 악을 이기는 또 다른 악, 심증뿐인 과거의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선택에 대해 논문 주제로 삼을 법한 윤리적 질문과 철학 갈등이 함께 한다. 작가의 의도에는 독자의 이런 고민도 포함되었을 지도.

 

릴리는 8년 동안 작가의 품 안에서 성장했다. 전작에서는 거침없는 실행자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후회도 하고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갚음을 고민하고 무언가를 해보려는 시도가 비로소 인간인 모습이다.

 

때론 잔잔하게 읽을 수 있는 문장들의 호흡도 심심하지 않았다. 쉬어가는(?) 곁가지 이야기도 나쁘지 않다. 책을 덮고 나니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의 의미와 계속 애쓰지 않으면 시시하고 추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는 경종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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