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냠냠냠 3 - 서울·인천·경기의 정겨운 맛집들
조경규 지음, 방현선 사진 / 송송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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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찢으면 음식 향이 확 풍길 것 같은 표지다. 표지만큼 좋은 내용이 궁금해서 다급히 펼쳐본 페이지를 미처 다 읽기도 전에 꼴깍,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만든 요리처럼 따스한 작가의 시선이 시리즈 마지막 권까지 인상적이다.

 

서울, 경기, 인천으로 확장된 맛집들 중 가본 곳은 물론, 아직 못 가본 곳의 맛있는 요리 특성도 배울 수 있어 무언가 더 신이 난다. 한정된 시간과 기회를 활용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얼마 못 읽고 다시 꼴깍, 소리가 들렸다. 맛있는 집을 더 맛있게 보이게 그린 엄청 맛있는 책이다. 어릴 적 추억 속에 두었던, 오래 잊고 살았던 음식, 맛이 흐려진 메뉴가 다시 그리워진다.


달달했던 갈비찜 맛


김인줄만 알았던 향긋한 파래 맛

 

계획을 짜고 시간을 내어 이 책을 들고 찾아다니는 즐거운 이벤트도 좋겠고, 일부러 맛집들을 찾아다니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생활 반경 내에서 먹을 만한 집들 알아두는 용도로도 유용할 듯하다. 메뉴판보다 도움이 될 책이다.

 

어릴 적 바쁜 부모님 대신 키워주시고 돌봐주시고 맛있는 집들도 데려가주시던 조부모님들 생각에 코가 찡하다. 그 중 동네 맛집들은 참 많이 사라져버렸고, 여전히 성업 중인 식당엔 추억과 맛을 동시에 만나러 연례행사처럼 간다.


조부모님이 맛 보여주신 처음이자 평생 유일한 냉면의 맛

 

음식이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이고 경험인지, 음식 - 재료, , , 장소 등 - 과 관련된 추억은 수명이 강하고 길다. 심장을 지잉 울리는 뭉클함도 함께 소환한다. 작가의 따끈따끈한 계란빵 사연에 울 것 같았다.


계란빵보다 따끈한 사랑


무조림에 홀린 날

 

한결같은, 힘이 되고, 몸이 되고, 추억이 되는 그런 음식을 만드는 재주가 부족한 어른으로 산다. 이 책을 곧 생일인 아이에게 선물하며, 아이가 궁금해하는 맛집을 함께 찾아갈 날을 미리 상상해본다.

 

힘들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은 시절, 고유한 맛을 가진 가게들이 순탄하고 무탈하게 오래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배만 채우는 곳이 아니라, 방문한 모두의 기억을 담지한 공간이며, 당사자가 잊어버린 추억을 품고 있는, 떠나간 그리운 이들의 모습을 만날 재회의 장소이기도 하니까.


부모님 모시고 가족들 모두 방문한 지가... 어쩌다보니 십 여 년 전



조금 더 부지런히 아이들과 시공간을 공유하고 즐거운 추억을 늘려야겠다. 언젠가 오고 말 내가 부재한 시간에도 함께 채운 추억과 여전한 공간들이 따스하고 따끈하게 아이들을 감싸주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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