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호 기획법 - 유쾌한 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는 기획자의 인사이트
오구니 시로 지음, 김윤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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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못 하세요?”  공격하려던 의도는 없었지만, 살면서 이렇게 물었던 순간들이 둔탁한 상처처럼 느껴진다. 벌써 종종 내 기억도 흐리고 엉클어지기 때문이다.

 

한동안 시니어분들이 운영하는 카페에 자주 가고, 책을 모아 가져다 드리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다 잊고 살았다. 이유도 기억이 안 난다. 활기 있는 모습들, 반말도 안 하시고, 앉아 있으라며 테이블까지 커피를 가져다주기도 하셨다.

 

노란 표지와 속지와 일러스트와 돌을 섞지 않은 듯 가벼운 종이 무게 모두가 유쾌하다. ‘기획이란 참 다정하고 멋진 능력이자 황홀한 업무다. 삶도 사람도 깊이 오래 보고, 남의 일을 남 일처럼 느끼지 않는 사람이 하는 일 같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에서는 레스토랑을 찾아온 손님 대부분이 치매 어르신들의 실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따뜻한 레스토랑이라는 사실을 넘어서 실수를 허용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환경이란 참으로 훈훈하고 멋지구나’, ‘우리 일상에서도 비슷한 일이 많지하고 기획의 근간에 있는 콘셉트의 취지를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스케일이건 자본이건 거대한 것들보다, 일상 공간의 작은 가게들이 다양하고 다채롭고 풍성한 삶의 풍경이면 좋을 텐데. SF보다 더 픽션 같은 꿈과 상상인가 싶어 상상 속에서도 슬프다.

 

노랑 기적처럼 현실화된 프로젝트들을 눈물 글썽이며 구경한다. 함께 주신 키링과 일러스트엔 수식어 하나 없는 삶의 진리만 적혀 있다. 이번 생의 나는 회피형에다 겁쟁이라서 또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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