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를 산책하는 중입니다 - 헤매던 생각이 모여 내 삶에 스며드는 시간
댄싱스네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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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20대의 나를 만나면 피할 것 같다, 부끄러운 점이 많다고 말하는 이들이 부럽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건 지금 성장했다는 이야기니까. 나는 달라졌지만성장은 글쎄... 어쩌면 더 휘청거리는 중.

 

우울과 불안을 진단할 때는 흔히 성취지향적인 태도나 완벽주의를 거론한다. 잘 해내고 싶거나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 그래서 더 혼란스럽다. 꿈도 목표도 간절한 성취도 없이 우울과 불안만 곁에 있는 상태니까. 가짜노동을 오래해서 가짜 증상이 반려가 된 건가 싶기도 하다. , 더 우울하네.

 

삶에서 뭔가가 빠진 것 같다.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의무만을 위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회피 전략으로 성장과 단단함은 불가능했다. 알아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도망을 가지만, 그런 버릇 탓에 실상과 현실의 민낯을 보고 물러서지 않는 힘이 부족하다. 용기란 철저히 경험으로만 늘어나는 것이라서 내딛은 기억이 없으면 물러설 수 밖에.

 

작가가 내밀한 이야기를 친밀하게 들려주는 분위기의 글이라서, 내 이야기도 줄줄 흘러나온다. 누구 다른 사람 보라고 글을 쓰진 않지만, 결심을 조금이라도 덜 잊자는 기록이지만, 부끄러움은 여전하다. 일상 말고는 경험할 수 있는 삶이 없으니 일상 에세이가 사는 이야기다.

 

뾰족한 마음으로는 볼 수 있는 세계도 좁다.

(...)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시선은 곧 자유다.

작고 보잘것없는 마음으로부터 나를 구해줄 자유



 

작가가 세운 결심들이 반복해서 수정하는 결심 목록의 내용들과 유사해서 너나없이 짠하고 애틋하다. 몇 해 전인가, 친구가 생각이 너무 복잡할 때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라고 조언을 했는데, 읽기 전에는 그 효과를 몰랐다.

 

자기계발서는 한 가지 주제의 기도와 같다. 읽고 나면 삶이 간명하게 느껴져서, 일단 짐을 내려놓은 기분으로 벌떡 일어날 수 있을 듯했다. 운동 습관으로는 그냥 일어나서 신 신고 밖으로 나가 걷는 것이 좋은 시작인 것처럼.

 

문제는 걷기처럼 에너지를 배분해서 애쓰면 결과도 걷기 같다는 것이다. 걷기로 근력이 잘 생기지 않는 것처럼, 결과가 미미하고 의기소침해 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걷기의 목적은 근력 키우기만이 아니고 애쓴 경험은 0이 아니다.

 

너무 큰 기대를 갖지 않고

그냥 계속 해나가면 된다.



 

벌써 9월 첫 주가 지났다. 2023년이 4개월도 안 남았다. 믿기지 않는다고 믿지 않아도 달라질 건 없다. 오늘 걸었으니, 내일도 걷자. 올 해 말까지 주욱 걷자. 헤매지 않을 길로 느긋하게 걷자. 매일 살아있다는 걸 확인하듯 걷자.



 

! 댄싱스네일 하루 챙김 일력이 마음에 쏙 든다. 어린 날처럼 스티커에도 설렌다. 생일 선물 미리 받은 듯 설렌다. 기쁜 주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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