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푸른 사자 와니니 6 - 수사자 아산테 ㅣ 창비아동문고 331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2015년 1권은 읽어줘야 했는데, 어느새 2023년이고 6권이다. 앞의 내용이 가물거려서 다시 찾아서 기억을 채워야했다. 돌아가신 아산테 아저씨가 멋진 부제로, 와니니 무리의 큰 아들로 다시 돌아오셨다.
바로 내가 기억하는 그 용맹함이 수사자 아산테가 초원에서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작가님이 초원을 삶을 인간 사회 못지않게 흥미로운 드라마로 만드셨다. 오해는 하는 사람 마음대로인데 피해는 오해 받은 이가 감당하는 것도 기시감이 든다.
나도 언제나(지금도)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아산테가 동생 후쿠를 어리게만 생각하는 것이 모두 이해되고, 그 동생 덕분에 힘과 용기를 얻게 되는 과정이 뭉클했다. 내동생도 어느 날 보니 이미 나보다 더 어른이었다.
와니니 시리즈는 사자의 용맹함을 부각시키는 그림 동화가 아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알지 못한 ‘누’의 습성과 삶에 깜짝 놀라면 배웠다. 생존을 위해 달리면서 출산을 하다니... 갓 태어난 아기 누도 바로 달릴 수 있다니...
어릴 적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한 독수리가 등장해서 반가웠다. 사체를 뼈와 가죽만 남기고 깨끗하게 먹어 치운다. 낭비라곤 없는 초원의 순환체계와 각 동물의 역할에는 인간사회에 없는 완벽함이 있었다.
물론 새와 원숭이가 소문의 근원이자 퍼트리는 역할이라는 인간 중심적이고 선입견이 표현된 내용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만 잘 설명하면, 재밌게 극화된 역할로 받아들이고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도저히 말을 참지 못하고 아는 걸 다 말하고 싶어 하는 원숭이 캐릭터가 재미있다. 나는 수다가 어색해서 말도 많고 흥겨운 사람들을 좋아한다.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생산 유통하는 인간들에 비하며 원숭이들은 사랑스럽다. 그림도 정말 멋지다.
어린 생명들은 쑥쑥 잘 자라고, 어느새 무리를 떠날 날이 온다. 사자도 인간도 마찬가지다. 글도 모르던 작은 꼬맹이도 곧 어린이를 졸업하고 청소년이 된다. 아산테에 비하면 좁은 세계를 반복하며 구경하는 중이지만, 앞으로 부모가 함께 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홀로 만나는 세상을 만나게 된다.
지기도 하고 도망치고 싶은 일도 있을 것이다. 경험만큼 지혜로워지지 않아 좌절할 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늘 지고 매일 도망치고 지혜 대신 짜증만 늘어나는 어른이라 이야기 속 모험이 좀 아프다.
“때로는 용감하고 때로는 비겁하고, 때로는 지혜롭고 때로는 어리석고, 때로는 도무지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되겠지요. 그 모든 순간마다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움직이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