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터뷰 풀빛 그림 아이
임윤 지음 / 풀빛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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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면, 어릴 적 명절마다 다 같이 기도하던 생각이 난다. 내용은 잊어버렸고 어떤 소원이 이뤄졌는지도 기억이 안 나지만, 나는 지금도 달을 보며 종종 기도를 한다. 기도는 혼자 하는 고백이라 어기기 힘든 약속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기회만 생기면 기도를 하자고 했더니(종교 없음), 꼬맹이들도 한 번도 내용을 가르쳐 주지 않아 몹시 궁금한 기도를 한다. 어느 날, 4년 전 기도했던 소원이 겨우 이뤄졌다며 불평을 하기도 했다.

 

오늘은 7월 보름이고 슈퍼블루문을 볼 수 있는 밤이다. 행복한 착시(각도에 따라 같은 크기의 달이 달라 보인다)여서 무척 좋아하는 현상이다. 오늘은 무슨 기도를 하게 될까. 아마 제정신을 지키고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


방사능 내부피폭으로 죽을 확률보다 노화로 죽을 확률이 더 높은 (60-80) 각국의 수반들이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결정을 하고 있다. 이미 했다. 반드시 더 젊은이들이 정치를 맡아서 해야 할 이유 중 하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무서운 지옥은 '견딜 만한 지옥'인데, 살아보니 지옥도 등급이 여러 개다. 살아남을 수도 탈출할 수도 없앨 수도 있는 지옥들도 있지만, 일단 시작되면 모두 죽는 등급도 있다.

 

계속 나빠지고 있던 상황이 급격이 더 나빠질 선택과 결정만 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니 나는 여전히 견딜 만해서매일 견디고 있는 게 최선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자각조차 잊고 사는 날이 적지 않다.

 

보고 싶은 달을 볼 수 없는 밤이라, 책 속의 달과 작은 빛을 가진 달을 옆에 두고 기도한다. 제정신이 가진 사람들이 꼭 다수가 되는 세상을 바란다고. 그리고 마지막이 아주 가까운 모든 분들의 마지막까지 이어질 행복을 바란다고.



 

사람들은 해님에 비해서 달님이 하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하곤 합니다. 달님은 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

 

하늘에 제가 뜨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저를 10초만 쳐다봐 주세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말을 건네 보세요. 저를 한 번만 믿어 보세요. 이게 정말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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