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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최현우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2019년, 이윤희 작가의 <열세 살의 여름>은 우리 집 열세 살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이 작가님 책은 또 읽고 싶어요”란 감상이 충분해서 기뻤다.
드디어 그림책 작가로 신간이 출간되었다. 나는 어릴 적 상실에 읽기 전부터 아프고, 고등학생이 된 당시 열세 살 독자는 함께 사는 개동생이 떠날까 슬퍼지는 내용으로.
어릴 적 사진앨범 크기의 그림책은 넘길 때마다 다른 색감의 냄새가 난다. 그림책이 아닌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른 오감이 작동한다. 후각은 심장으로 폐로도 빠르게 번져서 점점 더 기분이 울렁거린다.
“너의 두 발, 이렇게 뛸 때마가 즐거운 냄새로 충만해지는 날들을”
함께 살게 된 인간 이외의 동식물 가족 이름을 직접 지어본 독자들은 “코코, 코코”라고 가만히 불러볼 때마다 마음이 출렁거릴 지도. 내가 이름 지은 개오빠는 그 이름과 함께 묻혔고, 나는 이별도 망각도 할 수 없었다.
“늘 궁금해. 너는 나를 뭐라고 부르는지.”
영원히 상실한 온기와 감촉을 잊을 수도 되찾을 수도 대체할 수도 없다. 사람의 수명으로도 오래 전 일이라, 이제 그만 울어야지 여러 번 생각했다. 그 덕분인지 울음은 그만 두었다. 눈물은 어쩔 도리가 없다.
“심장을 포개어 주려고 달려오는 작고 기쁜 영혼이었지.”
산책이 일상이 된 지금 네가 곁에 있다면.
나는 매일 웃으며 살 텐데.
일찍 만나서 행복했고
일찍 헤어져서 남은 시간 모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