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3.8 2023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브누아 브레빌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포털에 식재료 공급하듯 생산해내는 기사를 안 보고 산 지 꽤 되었다. 종종 귀에 박히듯 열렬히 전하는 친구들의 오늘 하루 종합 소식에 화를 내며 상세 내용을 찾아볼 때는 있지만 검색 시간이 아까운 한국의 언론 현실에 더 화가 날 때가 더 많다.

 

그렇다고 자연과 더불어 도 닦는 사람처럼 살 수도 없으니 몰라서 방해가 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슈 중심으로 살펴본다. 국내 창구는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뉴스타파>이고, 국제 관계는 대개 <르 몽드Le monde>가 전하는 소식들이다.

 

오래 전 카탈루냐Catalonia 출신 젊은 철학 교수이자 친구가 생각나는 표지는, 더 오래 읽었던 조지 오웰의 <카탈루냐 찬가Homage to Catalonia>를 소환하고, 스페인 내전을 다룬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의 장면들을 지나, 마침내 스페인 축구팀과 그 도시로 안내한다.




 

평범한 우리가 프라모델을 사서 놀 때, 세계의 부호들은 축구팀을 사서 즐긴다는 말처럼, 한두 푼도 아닌 축구팀은 재정과 지원에 따라 분위기도 정신도 달라진다. 자신들만의 역사와 추구가 있었겠지만, 자본주의가 망치고 더럽히지 못할 대상은 전 지구상에 별로 없다.

 

미국기업들이 세계로 확장될수록 유럽의 사민주의는 힘을 잃었다. 정책 정치가 흐릿해지자 실망한 유권자들은 효능을 느끼지 못해 정치 참여를 포기한다. 그 틈을 노려 악성 종양처럼 극우가 번져간다. 극우는 우파가 아니다. 철학과 정책 따위 없다. 거짓말과 조작을 일삼는다. 그들과 한 패는 부역하는 언론이다.



 

남의 나라 사정인지 한국사회의 요약인지 구분이 불가능하고 불필요하다. 통계에 표시되는 모르겠다, 관심 없다, 정하지 않았다30% 내외가 실망한 유권자들이다. 문제는, 정치가 삶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정치 없는 사회적 삶이란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정치에 관심 없다는 지나치게 순진무지한 말을,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말을 하는, 아니 하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많은 독자들과 함께 차근차근 읽고 싶은 구성이다. 자본주의와 국제 현실(정세)에 대해 깊이와 예리함과 잘 전달하는 필력 모두를 갖춘 귀한 기록물이다.

 

현실주의적 사고는 살벌한 국제 관계와 외교에서 정치와 생존 모두에 중요하다. 문제는 이 사고가 가능하려면 필요한 지식과 지능과 안목과 경험이다. 하나가 아닌 그 모든 것이 부재한 권력자와 정권의 말로는 점쟁이가 아니더라도 불 보듯 뻔하다.

 

권력 싸움을 영원할 것이고, 경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강대국은 약자를 보호할 이유도 의지도 없고 없었다. 생존과 이익 앞에서 자유나 민주주의나 독재의 구분은 무력하다. 혈맹도 친분도 무용하다. 읽고 배울수록 한국사회가 암담하고 속이 답답해진다.

 

길어지는 졸고의 마무리로, 충격과 아픔으로 비로소 마주한 교육노동 현실에 대한 생각을 남긴다.


 

외롭고 슬픈 상실 뒤에, 교사들의 움직임이 있고, 여러 제안들이 만들어지고, 진실규명과 비판의 목소리가 힘을 얻는 것이 반갑다. 익숙한 표현이지만 한 번도 추구하지 못한 교육대계의 큰 뜻으로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변화를 꼭 이루어내시기를 응원한다.

 

욕하고 비난하자는 갈라치기에 휩쓸리지 마시고, 모두의 인권이 지켜지는 노동환경과 삶의 터전을 만드는 노력들이 완주하기를 응원한다. 어른, 아이, 교사, 학생, 교직원, 양육자 누구의 아픔도 드러나고 완화되길 응원한다. 아픈 사람들이 서로를 더 상처 내는 현실을 바꿔내시길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