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어린이가 말하는 모두의 행복 - 열두 살 진짜 사회 수업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이데 에이사쿠 지음, 남수 그림, 정회성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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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흔해서 중요한 문제들 - 장애, 편견, 경제적 격차, 입시, 경쟁, 진로, 빈곤, 노인 복지 등 - 이 가득이다. 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요원한데, ‘행복까지 찾아가는 어린이 주인공이 눈부시고 뭉클하다.

 

다양함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전반적인 인식 때문에 벼랑 끝까지 몰린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과 슬픔이 만들어 낸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만들고 심화시키는데 적극 가담하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싶지만, 전혀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닌 부끄러운 어른이라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해가 되지 않게 조심하며 뭐라도 돕고 싶은 기분이다.



 

평범한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다. 뜻밖에 평범한 일상이라는 대답을 들었다(초등학생은 답변 전). 어른들에겐 9년 전이지만 십 대 아이들에겐 반평생이 넘은 시간 전부터, 한국사회의 큰 비극과 격변을 함께 지켜보았기 때문일까.

 

민주주의는 그 자체보다는 진 사람의 편에 서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더 나은 방식을 찾는 과정에서 더욱 빛이 납니다.”

 

내용에서도 배울 점이 많지만, 주인공 어린이가 친구들, 부모님,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이 가장 부럽다. 한국사회는 지금 분리, 차별, 혐오, 욕설, 막말, 폭력의 전장인 듯도 하다. 내 편과 적 외에는 인간관계가 없는 것처럼.

 

언어가 사유인 인간은 말과 글을 통해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고민하고 해법을 찾고 공감과 합의에 이르는 방법이 거의 유일하다. 대화가 불가능하고 위축된다면, 편향을 재확인하는 패거리 대화만 성행한다면, 가능성과 희망 대신 흉흉한 침묵이 확대될 것이다. 그건 가해자나 위력자에게만 좋을 일이다.

 

자신이 몰랐던 사실을 서서히 알아 가는 과정을 지적 성장이라고 부릅니다.”

 

지금 십대들이 어릴 적 나보다 사회 문제에 관한 인식과 관심이 높고 의견도 논리적이다. 행동도 더 많이 한다. 자주 부끄럽다. 내게도 복잡한 계산과 예측되는 가중 부담 대신, 솔직하게 똑바로 문제를 보는 태도가 있었을 것이다.

 

경쟁하는 생활에는 승자가 따로 없어요. 경쟁에 뛰어들지 않거나 경쟁에서 지거나 경쟁을 두려워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지요. 이처럼 힘겨운 생활이 끝도 없이 이어질 거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어렴풋이 알고 있어요.”

 

여전히 그런 분들의 애씀에 기대어, 고마운 것도 대개 잊어버리고, 안온하게 살아간다. 습관과 일상으로서의 학습과 실천을 교육 받지 못하고 연습해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인 저자의 책이 어떻게 한국학생들의 교과서와 연계되는지 읽기 전에는 의아하고 궁금했다. 지금은 학교에서 지정도서나 보충 자료로 많이 활용되기를 바란다. 늦어 보이지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배움과 실천이라고 믿는다. 하면 0이 아니다. 쌓이면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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