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면 큰일 나는 줄 알았지 - 오늘의 행복을 찾아 도시에서 시골로 ‘나’ 옮겨심기
리틀타네 (신가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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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준비와 계획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 혹은 변명에 의지하며, 오늘도 나는 이렇게’ ‘살던 대로산다. 먼저 귀촌한 친구가 더 늦으면 선택과 시도를 위한 체력조차 남지 않을 거라고 응원인 듯 위협인 듯 조언을 건넨다.

 

사회가, 국가가 지구가 이 모양인데 다른 사람들 다르게 사는 얘기 읽어서 뭐하나, 싶은 무력감에 한동안 에세이가 읽히지 않았다. 개인의 선택과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생존이 언급되는 시절이라 무기력해졌다.

 

보고 싶기도 하고 봐서 뭐하나 싶기도 했던 다큐멘터리 <수라 Sura: A Love Song>, 먼저 본 존경하는 이의 글을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접고 그냥 보았다. 아직 상영 중이라 너무 다행이었고 눈물도 회환도 넘쳤다.


 

인간이 이라고 생각한 결론이 틀렸다는 늘 바라던 현실이 있었다. 노력 없이 하는 뻔뻔한 생각이지만, 나는 걱정하고 염려하고 슬퍼하는 모든 이들의 예측과 판단이 모두 틀리기를, 인류가 생존할 해법을 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걱정만 많고 행동을 부족한 나와 달리, 저자는 튼튼한 생명력으로 가득한 빛나는 존재처럼 산다. 유튜브는 안 보았지만 책에서도 느껴지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슬기 혹은 지혜란 나이와 정말 무관하다. 나이가 들면 그냥 늙을 뿐이다.

 

꼰대 같은 표현이지만, 놀라운 재능과 재기가 많은 젊은이들이 참 많다. 삶도 글도 일러스트도 멋지다. SNS든 유튜브든 기술 산업의 명암은 있지만, 누구나 재능을 드러내고 글을 쓸 공간과 기회가 다양하게 많아진 것이 기쁘다.

 

버티긴 뭘 버텨. 그만두면 땡인데.”

 

내게 익숙한 태도와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당하는 생각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보수주의자인 나는 못하는 변화와 변혁에 가까운 사유라고 느낀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 개선하겠다는 태도가 지지부진과 더불어 악화가 극심한 오늘을 만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주제에 도피와 외면도 잘하며 살았으니까. 저자는 포기도 도피도 하지 않았다. 다른 곳일 뿐, 전면적인 부딪힘 같은 태도로 삶을 채우고 비우며 살아가는 건 마찬가지다. 잠시 멈춤과 휴식이 모두 포기하지 않을 힘을 키워준다는 지혜를 배운다.

 

어쩌면 넘어진 것이 다행인 순간들이었다.”

 

전쟁과 다를 바 없는 논리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라는 산업사회의 지상명령에 따르는 대신, 나 자신의 평화를 위한 선택을 하는 개인이 많아지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이 열기도 사그라질지 모른다. 어떤 사회든 함께 행동하는 사람이 10%만 되면 가시성과 설득력을 가지고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는 글을 읽었다.

 

준비와는 상관없었다. 그건 아마도 인생이야말로 준비와는 가장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나는 언제쯤 선택하고 결정할 것인가. 사실 잘 모르겠다. 생각을 시작하면 움직이기 너무 무거운 현실이 꿈쩍도 안 하고 눈앞을 가로막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는 사람의 글을 만나니 조금 눈앞이 밝아지고 용기가 보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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