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
폴 길딩 지음, 양재희 옮김 / 더블북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0년대 생태주의ecology는 시대정신 중 하나였지만, 돌이켜보니 학계와 시민운동의 틀에서만 활발했던 듯하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학회나 토론회에서, 가장 자주 듣는 건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한데 쓰레기 잘 치우자는 소리나 한다는 것이었다.

 

경제 분야에서는 지속 가능성이나 성장을 목표에서 제외한 경제학이 등장했다. 저자 폴 길딩Paul Gilding, 학계와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며, 환경/기후문제와 사회/경제적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학자이자 대표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방식의 자본주의가 글로벌한 자원낭비와 온난화 물질들을 배출시켰으니, 기후환경 문제와 경제는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분리된 상태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경제 구조의 창조적인 파괴라는 표현은 그래서 인상적이었다.

 

문제는 인간이 생존 가능한 환경 조건들을 지키면서도, 경제적 대혼란이 없는/적은 방식을 고민하고 통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개인과 수익을 포기하지 않을 기업을 설득하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80억이 넘는 단일종 인류는, 10억 명이 기아로 굶주리고 사망하는 현실에서도, 지구시스템이 감당할 수용력의 100%가 훨씬 넘게 착취 중이다. 그 결과 인간이 지구 생태계에서 필수적으로 받아야할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건들이 파괴되었다.(25가지 중 16가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온실가스 양은 2022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축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나선형으로 상승하며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대기 중 농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는 저자의 이런 노력이 느껴지는 책이 애틋하고 뭉클하고 감사하다. 필요한 모든 도움을 받아야하고, 가능한 많은 이들이 참여해야 효과가 유의미해지는 문제가 기후환경이라는 행성 전체 규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차원으로 발생한 비상 상황이나 마찬가지인 이 시대를 맞으면 우리는 새로운 경제모델을 개발해 적용하려 할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대붕괴라고 불렀다. 여기서 대붕괴란 어떤 한 문명의 붕괴라기보다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하나의 와해 현상이다.”

 

자신이 존재하지 않을지 모를 미래를 염려하여 현재의 이익을 줄이거나 포기하라는 제안은 무척이나 고결하고 품위 있지만, 누구나 설득할 수는 없다. 자기 자식이 있는 이들에게도 쉽지 않다.

 

극한 기후를 체험하면서도 인류는 여전히 미래자원을 모두 끌어다 쓰며 낭비를 멈추지 않는다. 편의를 포기하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 기성세대는 그렇다. 대부분이 환경의 측면에서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으로 살던 대로 살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데이터와 현상들이 보이고, 그 모든 것은 인류가 고민한 시간과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경고를 거듭한다. 일단 배출된 온실가스의 온난화 기능은, 당장 배출을 모두 멈췄다 해도, 100, 1000년 지속된다. 배출 가스 포집 기술의 활용범위도 중요하다.

 

우리가 이미 아는 것, 학자들이 제안한 것만 제대로 해도, 희망의 일차적 불씨가 되지 않을까. 무계획적인 산림 벌채/벌목 중단, 석탄화력발전소 감소/중단, 탄소포집/저장시설 설치, 풍력/태양력에너지 발전 확대, 대중교통이용확대, 항공기운항감소, 육식감소, 쇼핑자제 등.



 

나는 이성으로 낙관하지 못하고 낙관할 의지도 강하지 못하다. 그래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더구나 한국은 기후악당국가이다. 많이 먹고 쓰고 많이 버린다. 그러니 더욱 오랜 시간 애써온 분들에 대한 예의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기적처럼 늦추거나 변화시킬 기회를 희망한다.

 

우리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부를 분배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평등성의 구현은 국가적·세계적 차원으로도 확대되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